[인터뷰] 제스피 출시 1주년 기념,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그러다가 올해 1월 7일 주세법이 개정돼 4월 1일 출고분부터 새로운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개정된 주세법에 따라 제스피와 같은 지역맥주(하우스, 크래프트)도 유통이 가능해지게 됐다. 개정된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의 맥주선택 기회 확대 및 중소맥주 제조업체 지원이다. 기존엔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역맥주의 외부유통이 불가능했다.

또한 맥주제조장 시설기준을 완화시켰다. 개정법 이전에 맥주제조장의 시설기준은 전발효조 50㎘ 이상, 후발효조(저장조) 100㎘ 이상이어야 했다. 이를 절반 수준인 각각 25㎘와 50㎘로 완화해 중소맥주사들의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했다.

참고로 2008년 이전의 맥주제조장 시설기준은 중소기업들에겐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 벽의 줄임말)’ 수준이었다. 전발효조 1850㎘, 후발효조는 무려 6000㎘ 이상이나 됐다. 이후 점차 완화되기 시작했고, 각각 50㎘, 100㎘ 이상으로 시행된 것이 2010년 이후부터였다.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바야흐로 국내 맥주 시장도 춘추전국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제스피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제주도개발공사를 찾아 오재윤 사장에게 직접 물었다. "지난 한 해 제스피로 얼마나 벌었나요"

▲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 우선 제스피(Jespi) 출시 1주년을 축하한다. 1년간 이끌어 온 소회를 풀어달라.

제스피가 출시한 지 벌써 1주년이 됐다. 제주맥주 사업은 단순한 수익성 사업이 아니라,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공익적 사명감을 띠고 그동안 추진해왔다. 제스피는 제주만의 고유한 맛을 잘 담아내어 맛이 좋아 고객분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다. 앞으로 제스피를 통해 제주만의 색다른 먹거리 문화를 제공하고, 삼다수에 이어 제주도를 알리는 또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

# 아직 제주의 맥주 '제스피'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제스피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제스피는 ''Jeju spirit(제주 정신)'에서 이름을 따왔다. 제주의 깨끗한 화산암반수와 제주산 청정 맥주보리로 만들어진 프리미엄 맥주로 제주의 혼을 담아내고 있다. 제스피는 전분이나 기타 첨가물 없이 100% 맥아로 만들어져 맥주 본연의 진하고 풍부한 유럽식 정통 맥주로 국내 맥주와 맛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 지난 1년간 매출규모는?

출시를 1년 맞은 현재, 하루 평균 200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과 도민들이 매장을 찾고 있고 약 8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제스피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떻게 쓰이게 되나?

제주맥주 제스피 사업은 출시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초기 투자비 등의 사유로 현재 이익이 나지는 않으나, 내년에는 꼭 흑자가 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지역사회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이다. 따라서 공사 사업 투자비를 제외하고 판매수익금의 상당부분을 제주도에 배당해 도민의 숙원사업 재원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창립 이래 17년간 얻은 당기순이익 2320억 원 중 1328억 원(57%)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1160억 원을 제주도로 배당해 주민숙원사업에 사용토록 했고, 자체적으로 나눔경영에도 적극 앞장서 168억 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앞으로도 제스피를 통해 수익이 나면 성과에 발맞춰 도민을 위한 다양한 환원사업에 쓰이게 될 예정이다.

# 제스피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제스피의 탄생 배경에는 맥주사업을 통한 수익창출 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핵심 키워드가 맞춰져 있다. 제주산 보리를 수매해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제스피 영업장에서 판매하는 안주 역시 제주산 식재료를 이용함에 따라 이 역시 농어민 소득증대에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 문화창출로 관광객 유치 증대 등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 현재 5가지 종류로 나오고 있는데, 더 개발하기 위한 연구사업이 진행 중인가?

출시 1주년을 기념해 농촌진흥청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밀맥주 바이젠(Weizen)도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마실 수 있도록 현재 라거타입 1종과 에일타입 4종으로 총 5종의 맥주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보다 더 다양한 맥주를 드실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올해 4월 제주도개발공사는 미국 브루클린사와 제주크래프트 맥주사업을 위해 주주 협약식을 체결했다.

# 올해 '크래프트 맥주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떠한 사업이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달라.

소규모맥주 사업이기 때문에 생산에 한계가 있어 미국의 브루클린사와 제주크래프트맥주 사업을 합작법인을 설립해 도내는 물론 국내 및 해외수출까지 확대해 삼다수와 같은 제주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본 사업은 도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우근민 전 도정의 승인을 득한 후 주주간 협약체결까지 이루어 졌지만, 현재 원희룡 도지사가 새롭게 부임했기 때문에 법인설립 절차를 남겨두고 잠시 사업추진을 늦춘 상황이다.

# 지역맥주의 한계, 무엇이라고 보나? 그리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 제주맥주 제스피 사업은 소규모맥주 사업으로 연간 85kL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제스피 맥주의 원료인 맥아는 제주산 보리를 싹틔워 사용되어지는데, 국내?외 소규모맥주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경우 모두 수입 맥아를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소형 맥주회사들이 지역 보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수입 맥아 대비 가격이 월등히 비싸고 맥아 제조공장을 운영 등 설비구축을 위한 투자와 운영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또한 맥아 제조기술을 벤치마킹할 곳이 없어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순수하게 지역의 원료를 활용한 지역맥주 사업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추진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본 사업은 제주산 프리미엄 맥주사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더불어 지역 농가소득 증대, 관광산업 활성화,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취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공기업인 개발공사에서 맡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향후에는 사업 확대를 통해 원료 단가 인하 등 경쟁력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제스피를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나? 또한 서귀포시나 구도심권으로의 매장 확대는?

올해 주세법이 개정(4월 1일)되면서 소규모맥주도 외부유통이 가능해져 편의점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졌다. 다만, 외부유통의 경우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은 공사에서 직접 납품이 가능하지만 그 외 편의점, 대형마트 판매는 종합주류도매업체를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도록 돼 있다.

연간 85kL 생산규모를 갖춘 시설로는 다른 곳에 매장을 추가 확대하기 힘들다. 현재 제스피 매장에서만 68kL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17kL는 공사에서 직접 납품이 가능한 도내 골프장과 호텔 등에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대규모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면 도내 시판과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고, 서귀포시 지역 등 전 도민들이 마실 수 있도록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제스피 매장에서 출시 1주년 기념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따로 기획돼 있나?

지난해 출시행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2014 제스피·재즈 페스티벌’ 행사를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일대와 제스피 매장에서 개최했다.

‘반하다’(제주맥주 제스피 맛에 반하다), ‘즐기다’(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과 퍼포먼스를 즐기다), ‘물들다’(재즈공연과 함께 제주의 밤에 물들다) 등 3가지 테마로 구성해, 국내 유수의 재즈 아티스트 20여 팀이 거리 곳곳에서 공연을 펼쳐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신제품 밀맥주 바이젠(Weizen) 시음 이벤트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시민 문화‧예술 경연대회 등 제주도의 여름밤에 제주맥주 제스피와 함께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참여한 분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

앞으로 제주도개발공사에선 본 행사를 통해 관광객과 도민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해서 제주도만의 특색 있는 거리예술제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 제스피 매장을 운영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은 없었나?

타 유사 매장의 경우 안주용 식재료를 국내산 또는 수입산을 사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가공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제스피 매장은 도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제주산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손질부터 전 조리과정에 있어서 반드시 수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에 따른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도민과 관광객분들께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타 매장의 안주가격과 유사한 가격수준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제주도민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말은?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개발공사와 제스피 맥주를 사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 개발공사는 제주도민의 공기업으로서 60만 도민 모두가 곧 주인이다. 따라서 도민에게 봉사하는 공기업, 신뢰받는 공기업, 이익되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탄생 1주년을 맞은 제주맥주 제스피 역시 지속적인 성장으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도민들께 안겨드리고, 지역 사회 환원사업의 큰 축으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개발공사와 제스피 맥주에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뉴스제주-김명현 기자]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