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매년 수십억 쏟아부으면서 감귤 가공식품 한 개 뿐"
道 가공식품 예산에 40∼50억 투입, 근데 결과물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5일 '수출 1조 원'을 달성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속없는 '과장'이었다는 사실이 6일에도 연일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이날 '제주특별자치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제주특별자치도 수난구호 참여자 지원 조례안'을 심사하는 자리에 출석한 양치석 제주도 농수축산국장에게 "수출 1조 원을 달성했지만 농산물 1차산업은 오히려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박원철 위원장, 하민철 의원, 허창옥 의원. ⓒ뉴스제주

박원철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의 설명에 따르면 전국 농산물 1차 수출액은 증가했다. 신선농산물은 4.9%가 감소했고 가공식품 분야는 11% 정도가 증가했다. 그런데 전국 규모가 증가한 반면 제주도 농산물의 1차산업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23%가 감소했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은 "일본의 엔저현상으로 인한 수출감소가 원인이라고 말하지만 전국 농산물은 증가했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전부터 도의회에서 소규모 가공식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 그렇게 요청했지만 특정 사업에만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주도는 올해 1차산업 가공식품 예산으로 40∼50억 원 정도를 편성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하민철 의원(새누리당)은 "지난번에도 누누이 당부했지만 감귤과 관련한 가공식품산업이 개발된 것이 전혀 없다. 일본에선 30∼40개에 달하는 가공식품이 있어 이를 벤치마킹하러 자주 일본에 간다지만 결과가 없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이어 하 의원은 "감귤 가공식품은 도개발공사에서 생산 중인 감귤농축액(원액) 뿐"이라며 "게다가 원액의 90%는 수입하면서 나머지 부분 엑기스만 가지고 감귤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뉴스제주

양치석 국장은 "제주도가 감귤 가공식품 산업 분야에서 뒤지는 건 사실이지만 지난해는 2013년보다 50% 이상 농축액 가공용 수매가 늘었다"며 "그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안다. 앞으로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분야"라고 답했다.

하 의원은 "수십년 동안 몇 천 억 쏟아붓고 있지만 매년 감귤 대란 때마다 도정에선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하는 게 문제"라며 "감귤 가공식품에 대한 중장기 용역개발을 통한 자구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국장이 열심히 하다가도 또 다른 부서로 발령나버리면 제자리 걸음이 되니 관련 정책이 제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창옥 의원(무소속) 역시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며 한 소리 거들었다.

허 의원은 "이 문제는 의회에서 누차 강조해왔던 얘기"라며 "소규모 가공식품 생산안에 대한 조례가 마련됐지만 정작 도에선 세부 시행규칙을 제정하지 않아 마을농가에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의원은 "있는 것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 도정의 문제"라고 힐난했다.

양 국장은 "감귤 이용한 가공식품 산업 개발 등 지속가능 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