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여름방학과 폭염으로 도서관은 대성황

▲ 한라도서관은 7~8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대출이 늘고, 도서관 회원 가입자 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뉴스제주

길게는 20일, 비가 내리지 않던 제주시는 연일 폭염이었다. 더우면 냉방용품을 찾기 마련이나, 폭염의 위세는 선풍기로 꺾기엔 역부족이다. 에어콘이 있다한들 누진제가 두려워 무용지물. 그래서 사람들은 카페로 갔다. 원도심에 위치한 카페를 운영하는 조 씨는 “지난해 여름에 비해 더 많은 손님들이 카페를 찾았다.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자리를 찾아 앉는다. 비교적 에어콘 영향을 받지 못하는 구석은 손님들이 앉으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올해는 열에 아홉은 스무디, 냉커피 등 차가운 음료를 주문한다. 지난해에 비해 도드라진다”고 했다. 

카페에 있으면 5000원 가량으로 한두시간은 버틸 수 있다. 책을 읽고, 노트북으로 일을 하면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카페는 도서관이 아니다. 더위에 지쳐 들어온 새 손님들에게 자리는 비워져야 한다. 이러한 어른들, 특히 방학한 어린이를 둔 학부모들은 어디로 가야 했을까. 

 

# 도서관으로 피서 갑니다 

제주시 구좌읍 동녘도서관 강희진 사서는 이번 여름 유난히 많은 이용자들로 도서관이 북적였다고 전했다. “방학인 것을 고려해도 그 이상이었다. 어린이자료실과 종합자료실 모두 자리가 부족했다. 7~8월 대출 도서는 1.5배 늘었다”고 한다. 한라도서관 한명희 담당자는 “7~8월 회원 가입률이 크게 늘었다. 대출은 지난 해에 비해 500권 가량 는 것으로 집계된다. 대출은 크게 차이 없지만 열람실 이용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자료실 담당자는 도서관 내에서 반납한 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 평일 한낮 동녘도서관 풍경. 7~8월엔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이용객이 꽉 찼다고 전했다. ⓒ뉴스제주

탐라도서관 임미경 열람실 담당자는 “작년 12월에 증축해 열람석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자료실이나 열람실 모두 꽉 차, 로비에서 대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오후가 되면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미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만석이었는데, 이는 지난 해에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고 언급했다. 

어린이 이용자가 주를 이루는 기적의도서관의 현호경 담당자 역시 이례적인 7~8월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에 비해 이용자가 크게 늘었는데, 특히 학부모와 조부모 동반 이용이 늘었다. 전에는 아이들을 바래다주고 학부모는 돌아갔었다. 그런데 올해는 함께 도서관에 체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낮 뜨거운 시간대에 장시간 체류하는 가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동녘도서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진행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꼬마 건축학교'. 많은 도서관이 여름방학과 폭염에 힘입어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한 모집 마감이 이례적으로 빨랐다고 전했다. ⓒ뉴스제주

도서관 피서객이 증가함에 따라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와 문을 닫을 때까지 체류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일주일에 한 번 교체하던 음료수자판기는 2~3일에 한 번 새로 채워 넣어야 했다. 제주시 기적의도서관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아져서 인터넷 모집 몇 분만에 모집 마감되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책을 보는 이들 못지 않게 디비디 등 영상물 관람을 하는 이들이 월등히 많아진 것도 유별났다. 영상물 한 편 감상에 1~2시간이 소요되는데, 하루 2~3편씩 자리에 앉아 감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동녘도서관은 주차장이 늘 만차였다고 한다. 탐라도서관은 열람석이 만석이라 로비까지 대기자가 있었다. “로비는 에어콘 냉기가 닿지 않지만, 그래도 바깥 더위를 피할 정도는 된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다. 

▲ 여름방학 동안에는 부모를 동반한 아이들의 도서관 이용이 크게 늘었다. ⓒ뉴스제주

끝이 없을 것 같던 방학도, 여름도 끝이 보인다. 예보에 따르면, 8월 10일 이후 한낮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이 1~2도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북적대는 도서관도 다소 한산해질 거다. 도서관 관계자는 "여름이 지나도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많았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피서가 지나도 도서관은 이용자를 반겨주는 곳이니, 가을도 도서관에 기대자.  

 

# 여름 끝자락, 도서관 피서를 돕는 '8월' 프로그램 

ㆍ13일 | 성산일출도서관 | 영화 상영 <시간을 달리는 소녀> | 14:00

ㆍ14일 | 우당도서관 | 영화상영 <부그와 엘리엇 : 늑대 인간의 공포> | 15:00 

ㆍ17일 | 탐라도서관 | 영화상영 <광해> | 19:00 

ㆍ27일 | 동녘도서관 | 영화상영 <정글번치 : 빙산으로의 귀환> | 14:00

ㆍ31일 | 탐라도서관 | 박숙희 강사 강연 ‘길, 행복감과 행복’ | 15:00~17:00
         (23~29일에 홈페이지와 온라인 및 전화(728-8371~5)  접수. 선착순 접수 30명)
        탐라시네마 <아메리칸 셰프> | 17:00

ㆍ31일 | 제주시기적의도서관 | 영화상영 <타잔> |  16:00

※ 더 많은 프로그램 안내는 도서관 홈페이지(http://www.dnlib.or.kr, http://lib.jeju.go.kr)를 통해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