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업체 계약 높이면 지역균형발전?
서귀포 업체 계약 높이면 지역균형발전?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1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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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백 의원, 제주시와 서귀포시 학교 비율에 맞춰 업체 계약도 맞춰야 주장
지역간 공사 업체 수 전혀 비교하지 않아... 빈약한 지역균형발전 논리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강시백 교육의원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귀포시 지역의 업체에 더 많은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 14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주장했다.

허나 강시백 의원은 그저 단순하게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의 학교 수 비율만을 보고 주장한 것이어서 이러한 주장의 논리가 타당치 않다는 지적이 인다. 제주도 내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제주시 지역에 몰려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장의 논거가 빈약하다.

교육위원회(위원장 부공남)가 이날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강시백 의원은 느닷없이 '교육' 분야가 아닌 '경제' 분야 화두를 꺼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인구분포가 '3대 1' 정도되고, 학교 수는 '6대 4' 혹은 '7대 3' 정도라고 거론하면서 지역편차에 따른 양극화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3년간 2000만 원 이상의 모든 계약 건수(수의계약 및 일반 공개경쟁 입찰)를 통계낸 자료를 들이밀었다.

▲ 강시백 교육의원. ©Newsjeju
▲ 강시백 교육의원. ©Newsjeju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3년간 총 3087건에서 4092억 5100만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도외 업체와의 계약도 포함된 수치다. 이 가운데 제주시 지역에선 2581건에 3338억 원을, 서귀포시 지역은 300건에 431억 원, 도외 업체와는 206건에 323억 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환산하면, 계약금액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82대 10%이며, 계약건수에선 84대 9%의 비율을 보인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도교육청의 예산이 제주시 지역 업체에 집중돼 있다"며 "서귀포시 지역 업체는 제주도 업체가 아닌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균형발전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도교육청에 대책을 주문했다.

위 수치 상으로만 보면 강 의원의 주장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 허나, 이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 간의 업체 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수치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제주시엔 4만 6445개, 서귀포시엔 1만 6426개의 사업체가 분포해 있다. 비율로 보면 73.9대 26.1%다. 2017년도보다 제주시는 4.1%(1844개), 서귀포시는 6.2%(964개)가 증가한 규모다.

여기서 더 고려되어야 할 건, 학교시설 공사를 담당하는 제조업체들만 더 추려내봐야 한다는 점이다. 서귀포시 지역은 대부분 감귤을 위주로 한 1차 산업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귀포시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제주시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음을 쉬이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제주도조달청에 등록돼 있는 학교시설 관련 제조업체 수를 살펴보면, 올해 9월을 기준으로 제주시엔 1865개의 업체가 있으나 서귀포시엔 297개 뿐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제주시 대 서귀포시는 86.26대 13.74%로 나타난다.

이를 보면 지난 3년간 제주도교육청에서 이뤄진 계약 체결건수 지역간 비율이 업체 수 비율과 비슷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데도 강시백 의원은 이러한 수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막연히 "서귀포시 업체들이 수의계약이나 입찰에 참여하기도 힘들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는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경쟁 입찰은 엄연히 업체들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보다 더 적합한 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기본으로 한다. 때문에 제주도교육청은 입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오히려 수의계약에선 서귀포시 지역 업체들이 업체 수 비율대비 수혜를 보고 있다.

지난 3년간 500만 원 이상의 수의계약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 서귀포시 지역에 할당됐던 수의계약 공사 33건 중 21건(63.6%)을 서귀포시 지역 업체와 계약이 체결됐다. 2019년엔 69.5%였고, 지난해엔 그 비율이 85.7%까지 늘었다.

반대로 제주시에 할당된 공사 수의계약 건에선 제주시 지역 업체가 80% 이상을 대부분 가져갔다. 이는 제주시가 서귀포시보다 업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 기인하는 현상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기초조사 없이 주장한 강시백 의원의 발언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게다가 강 의원은 학교 수 분포 비율만을 근거로 내세워 관련 조례를 개정해 서귀포시 지역 업체들이 계약 심사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까지 얘기했다.

허나 이 주장 역시 어불성설이다.

제주에서 이뤄지는 공사일 경우, 제주도 내 업체들이 타 지역보다 인센티브를 받는 건 당연하달 수 있지만, 도 조례 개정을 통해 서귀포시 지역 업체에만 인센티브를 주는 건 오히려 지역간 갈등이나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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