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매 결실량 크게 증가... 제주 세계유산본부, 열매 결실 주기 및 특성 밝히는 연구 필요

▲ 한라산 내 구상나무. 최근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에 많은 열매들이 열렸다. ©Newsjeju
▲ 한라산 내 구상나무. 최근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에 많은 열매들이 열렸다. ©Newsjeju

멸종위기에 처한 한라산 내 구상나무의 건전한 구과(열매) 결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변덕승)에 따르면, 지난해엔 한라산 구상나무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 개화 시기인 봄철에 한라산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이상기후 탓이다.

허나 올해 열매 결실 조사결과에선 구상나무 한 그루에 평균 120.2개가 달렸다. 병해충이나 환경적 요인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열매를 제외한 건전한 열매는 구상나무 한 그루당 평균 91.8개나 된다.

이는 한라산 내 영실과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구상나무 자생지에서 100그루를 조사한 결과다. 개화기에 기온변화 등이 없어 수정이 양호하게 진행돼 결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별로 구상나무 한 그루당 건전한 열매 평균 개수는 왕관릉 일대가 197.1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큰두레왓 일대가 117.1개, 방애오름 일대 106.5개, 영실 75.6개, 백록샘 51.2, 성판악 일대 39.3개였으며, 윗세오름은 평균 31.4개로 가장 낮아 지역별로 차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라산 구상나무의 품종별 건전한 열매 비율은 기본구상나무가 81.5%, 푸른구상나무는 70.1%, 붉은구상나무는 74.1%, 검은구상나무는 87.9%를 차지해 품종별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건전한 열매 형질은 조사 결과, 무게는 평균 21.7g, 길이는 평균 67.7㎜, 둘레는 평균 25.5㎜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구상나무 열매 형질 중 무게와 길이는 성판악 1800m 지점에서 무게는 26.6g, 길이는 72.5㎜로 가장 컸다. 방애오름은 열매 무게(18.1g)가 더 가벼웠고, 왕관릉 1600m 지점은 열매 길이(64.1㎜)가 짧았다. 열매 둘레의 지역별 차이는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유산본부 신창훈 한라산연구부장은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점차 개체 수 및 면적이 감소되는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구상나무의 열매 결실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므로 열매 결실 주기와 특성을 밝히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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