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 시장에 벚나무 맹아지 보존 요구
"일직선 인도 시설을 위해 가로수를 두 번 죽이지 마라"

▲ 도로확장 공사 진행 중인 제성마을. ©Newsjeju
▲ 도로확장 공사 진행 중인 제성마을. ©Newsjeju

지난 7일 제주시가 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제성마을 벚나무의 맹아지를 뽑으려고 시도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이하 연대)는 8일 성명을 내고 "벚나무를 두번 죽이는 반성없는 제주시장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성명서 "맹아지를 보존해서 화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맹아지'는 나무가 베어진 그루터기에서 새로 나온 가지를 말한다. 지난해 제주도정은 제성마을 주민들이 40여년 전에 심었던 왕 벚꽃나무와 팽나무를 도로확장 공사를 이유로 벌목한 바 있다.

연대는 "제주공항이 만들어지며 이주민들이 정착한 제성마을은 넓어지는 도로에 다시 밀려나고 있다"며 "도로를 넓힌다는 이유로 제성마을 사람들이 30여년 간 키운 벚나무를 동의없이 무참히 잘라버린 제주시가 이번엔 인도를 직선으로 만든다며 잘린 벚나무의 그루터기마저 뽑으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일하게 마을 사람들이 지킨 한그루의 그루터기에서 맹아지가 자라나자 이마저 제거하려 한다"며 "7일 제주시가 포크레인으로 맹아지를 뽑으려는 과정에서 제성마을 할머니가 겨우 막았으나 뿌리에 선명하게 생채기가 남았다"고 말했다.

연대는 제주시장의 대처를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시장은 벚나무 벌목에 대해 지난해 사과했고 앞으로 모든 공사 관련 사항들을 제성마을 할머니들의 모임 '제성마을벚나무대책위'와 상의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7일 맹아지를 제거하려 했던 공사 관계자는 제주시장이 뽑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시장이 제성마을 할머니에게 한 약속은 사태가 잠잠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밀어붙이기 태세로 전환한 것"이라며 "설령 제주시장이 명령을 내리지 않았더라도 공사 진행에 대해 살펴보고 할머니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조치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벚나무 맹아지는 인도를 일직선으로 하지 않고 조금만 곡선으로 만들면 충분히 인도를 조성하고 남는다"며 "작년의 과오를 반성하고 맹아지를 보존해 제주시의 새로운 행정 철학을 보여주는 증표로 삼는 것이 제주시장이 보여야 할 자세"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제주시의 과오에 반성한다면 제주시장은 벚나무 맹아지를 보존해 화단을 만들라"며 "제성마을 할머니 한사람이라도 반대한다면 절대 맹아지를 뽑아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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