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의원 "그간 수많은 질문에도 도정의 입장이 없다" 지적에
오영훈 지사 "도지사의 위치, 하고 싶은 얘기 못하는 자리" 답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3일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저도 명확히 하고 싶긴 하나, 제 자리가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간에 떠도는 '입장이 없는 게 제 입장'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답변이다.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이 13일 진행된 제415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이제껏 제2공항과 관련해 도정의 입장이 무엇인지 물었던 수많은 질문에 한 번도 제대로 답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지적에 오영훈 지사가 이같이 답한 것이다.
오영훈 지사는 "저도 명확하게 얘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며 "그런 욕심이 날 때가 있고,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기도 하나 제가 앉은 곳은 그래선 안 되는 자리"라고 답했다.
이어 오 지사는 "찬반의 입장이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가치와 철학이 다를 수도 있다. 허나 갈등으로 인해 도민에게 입히는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저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오 지사는 "현재는 의견수렴 기간이기 때문에 우선 그걸 충분히 하겠다"며 "5월 8일까지 예정돼 있는 의견수렴 기간을 더 확대해 5월 말까지 할 수 있는 방식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도청 홈페이지와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다양하게 의견을 접수를 받고 있다"며 "도민 여러분께서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 지사는 "이 과정이 끝나면, 어떻게 유형화할 것인지, 국토부에 어떻게 의견을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의견수렴 과정이 그 고민을 정리해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지사는 "단순히 도정의 요구를 전달하기만 할 것인지, 주민투표와 관련된 요구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도 포함되는 고민이 있다"며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