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 4.3관련 9개 단체 성명

제주4.3을 상징하는 꽃, 동백. 안덕계곡에서 촬영.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4.3을 상징하는 꽃, 동백. 제주특별자치도청 제공.

최근 충남 천안시에서 제주 4.3당시 양민학살 주모자로 꼽히는 조병옥을 호국보훈 인물로 선정하면서, 제주지역 4.3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제주지역 9개 4.3단체는 9일 성명을 내고 "제주4.3 학살 책임자 조병옥의 호국 선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천안시는 이번해 태조산 보훈공원 내 천안을 대표하는 호국보훈 인물 5인에 조병옥을 포함시키면서 민족운동의 지도자라는 문구가 포함된 홍보 표지판을 설치했다.

구조물이 설치된 천안 대표 호국보훈 인물은 유관순, 이동녕, 조병옥, 오규봉, 로버트 R. 마틴 등 5명이다.

지난 2021년에도 천안시는 천안 아우내 독립만세 기념공원 내 '그날의 함성' 동상에 조병옥을 포함시켜 '조 박사는 아우내 만세와 무관하다'는 반발을 받고 철거한 바 있다.

조병옥은 제주4.3당시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재직하며 치안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민 강경진압을 지시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제주도 전역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워버려야 한다”는 발언 등을 통해 학살의 주범이자 책임자로 뽑히고 있다.

이에 4.3단체들은 "천안시의 몰역사적이고 반역사적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고 더욱이 천안시는 지난 조병옥 박사 동상 철거의 부끄러운 경험을 단 2년 만에 무위로 돌리는 몰지각한 행보로 제주 4.3 유족들은 물론 시민들의 분노와 반발을 사고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는 천안시만의 일도 아니고 2018년 서울 강북구는 16인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흉상 건립사업에 조병옥을 포함시켜 물의를 빚었다"며 "당시 제주 및 서울의 4.3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한 결과 강북구는 2018년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위 흉상 건립사업에서 조병옥을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잇따른 4.3 관련 망언으로 결국 정치적 생명에 심각한 치명타를 입는 결과를 자초했다"며 "천안시가 4.3에 대한 망언을 방치하며 전 국민적 공분을 산 국민의힘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4.3단체들은 "천안시는 당장 제주4.3에 대한 조병옥의 책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민족 운동 지도자’라는 얼토당토않은 홍보 시도를 철회하라"며 "2년 전의 동상 철거의 부끄러운 과거를 반복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제주 4.3관련 9개 단체는 다음과 같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제주4.3연구소 ▲(사)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재)제주4.3평화재단 ▲재경제주4.3희생자및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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