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떠난 지 49일, 제주서 천 개의 추모 물결
서이초 교사 떠난 지 49일, 제주서 천 개의 추모 물결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9.04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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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교원단체, 4일 오후 6시 30분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서 '9.4 추모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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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주교육청 앞 추모 문화재.  ©Newsjeju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9일째 되는 날인 4일 오후 6시 30분,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서는 대규모 추모 문화재가 열렸다.

전교조 제주지부를 비롯한 제주지역 6개 교원단체 주최로 열린 이날 '9.4 추모 문화재'에 교사들과 학생, 도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섰다. 당초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김광수 제주교육감도 제주 교원단체들의 서한문을 받은 뒤 마음을 돌려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맨 앞 자리를 채웠다.

추모 문화재 시작이 예정됐던 6시 30분이 되자 어느새 검은옷을 입은 사람들이 교육청 앞마당을 가득 채웠다. 앉을 자리가 없어 근처에 자리를 만들어 앉거나 서서 참여하는 사람도 많았다. 

주최 측은 "오늘 언론사에서 참여 교사들의 인원을 묻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며 "넉넉하게 1000개의 피켓을 준비했는데 지금 한장도 남지 않았다"고 밝힐 정도였다. 피켓에는 '교권보호 장치 마련하라', '아동학대법 즉각 개정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피켓을 흔들며 한 목소리로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앞에 나온 이들의 발언을 듣고 눈물을 훔치며 교사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인원도 종종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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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주교육청 앞 추모 문화재.  ©Newsjeju

제주의 한 4년 차 초등학교 교사는 "한명의 죽음이 우리 교직의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며 "한 명의 죽음은 6년동안 100명의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100명이 죽었다는 사실은 우리 옆의 누군가는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무기력의 원천이 무엇인가를 들여다 보여 했다. 오로지 나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다른 선생님들도 겪고있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다"며 "그리고 이 일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서이초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학교를 만들어 나갈지 그런 원동력이 이 순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실천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건네고 서명하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있는 힘껏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 꾸준하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실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도 이날 "선배 교사로서 조금 더 나은 교직을 만들어 놓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만약 우리가 더 일찍 주변을 살피고 서로의 손을 잡아줬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교사를 힘들게 했던 짐들을 조금 덜 수 있었을까"라고 울먹였다. 

이와 함께 "선생님이 남겨둔 조그마한 글씨 하나가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 만들었다. 그러니 더 이상 고개 숙이지 말라"며 "선생님을 괴롭혔던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그저 밝고 따뜻한 휴식과 안녕에 이르렀으면 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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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주교육청 앞 추모 문화재.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 ©Newsjeju

교사들이 추모발언을 마치자 참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김광수 제주교육감도 추모문화재에 참여해 "선배 교사로서 이 자리에 와있다"며 숨진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교육감은 "9.4 추모 문화재는 서이초 선생님을 추모하는 49재의 의미도 있지만 열심히 교육 현장을 지켜오신 선생님들의 헌신과 뜻을 되새겨보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오늘 9.4 추모 문화재에 모인 선생님들의 교육활동 회복에 대한 호소는 우리 학교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선생님들의 외침이 결실을 맺어 선생님이 존중받고 학부모님은 존경을 받는 학교 분위기에서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통해 밝고 힘찬 미래를 열어나가길 기대한다"며 "교육감으로서 선생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육활동 회복을 위한 입법 활동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교사들이 연가 및 병가를 제출하고 추모 문화재에 동참했다. 제주에선 194명(연가 110명·병가 84명)의 교원이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제주교육청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연가 및 병가 인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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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주교육청 앞 추모 문화재. 추모 발언 중인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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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주교육청 앞 추모 문화재. 참가자들은 피켓을 들고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외쳤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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