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피의자 3명···제주서부경찰서, 2명 구속 송치·1명 불구속 수사
유흥업소 일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피해자로
술에 수면제 섞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마 혼합
범행 기간만 7년···피해자들 범죄 표적 인지 못해

제주서부경찰서 전경
제주서부경찰서 전경

수년간 전국을 돌면서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을 일삼은 30대가 제주 경찰에 붙잡혔다. 수면제와 마약을 범행 도구로 활용해 사건을 인지하지 못하는 피해자만 수십 명이다. 이들은 제주에서 같은 범죄를 잇다가 꼬리가 잡혔다. 

10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특수강간·특수강제추행·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위반, 유사 강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등의 혐의로 주범 A씨(30대. 남)와 B씨(30대. 남)를 구속 송치하고, 공범 C씨(30대. 남)를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모두 친구 사이다. 

주범 A씨와 B씨는 전국을 돌며 유흥주점 등에서 일을 했다. 초기 범행 수법은 수면제였다. 피해자의 술 안에 수면제를 섞고, 약효가 나오면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장면은 동영상으로 담았다. 기간은 2017년부터 2023년 10월까지다. C씨는 작년부터 가담했다. 

갈수록 범행은 대담해졌고, 피의자들은 마약에도 손을 댔다. 심지어 피해자에게도 마약을 범행 수법으로 활용했다. 

제주에서도 유흥주점 업계 일을 해온 A씨와 B씨는 올해 10월 16일 주거지에 피해 여성을 데리고 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줬다. 피해자는 몇 차례 흡연 후 정신을 잃었다. 이들이 준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정량의 대마를 섞은 내용물이 혼합됐다. 

A씨 등은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이전과 같이 집단 성폭행 및 불법 동영상을 촬영했다. 의식을 회복한 피해자는 신체의 이상함을 느껴 신고했다. 

발 빠른 수사에 나선 제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A씨 등의 동선을 추적해 지난달 20일 붙잡았다. 

범행 도구인 휴대전화 등을 압수한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다량의 촬영물도 확인했다. 용량만 280GB가량이다. 영상에서 특정된 피해자만 21명이다. 

20여 명의 여성들은 자신의 피해 여부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범죄를 이었지만, 관련 신고 이력은 한 차례도 없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C씨의 여죄와 함께 마약 범죄 관련 연루자들을 계속해서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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