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병원 중환자실서 23명 CRE 집단 감염
감염 환자 중 12명 전파력 높은 CPE 보유
제주, CRE 집단 감염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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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병원.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Newsjeju

제주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항생제 내성이 강한 소위 '슈퍼 박테리아'에 환자들이 집단 감염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 A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3명이 CRE(카바페넴 항생제 내성 장내 세균) 감염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이 중 12명이 CPE(CRE에 속하는 균 종류 중 하나) 병원체 보유자로 확인됐다.

지난달 8일 해당 병원에서는 환자 1명이 최초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제주에서 10명 이상 집단 감염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CRE는 제2급 법정 감염병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다. CPE는 CRE 중에서도 전파력이 높아 다른 환자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CRE는 특히 치료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이다. 카바페넴은 중증의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데 흔히 사용하는 항생제이지만 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일시 다른 항생제에도 내성을 갖게 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한 해당 세균이 장 이외에 혈관이나 요로에 침투할 경우 패혈증이나 폐렴, 요로 감염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자 70%이상이 고령층이며 균이 혈관으로 침투할 경우 치사율이 50~60%에 달한다.

다행히 A종합병원에서 집단 감염된 환자 23명 모두 병원체를 보유했을 뿐 장 이외 기관에 침투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CRE 중에서도 위험한 CPE 병원체 보유자가 12명으로 확인돼 쉽게 안심할 수는 없다.  

제주도 관계자는 "역학조사 이후 병원체 보유자를 분리 및 격리 조치했다"며 "정확한 최초 발생경위를 잘 알 수 없어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도내 CRE 감염증 환자는 ▲2020년 145명 ▲2021년 209명 ▲2022년 127명 ▲2023년 234건으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237명 중 1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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