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급식실 노동자 정원 889명 중 93명 공석... 올해 신규채용 미달도 59%

▲  ©Newsjeju
▲19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교급식실 결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Newsjeju

신학기를 맞은 제주지역 학교 급식 노동자 결원이 10%대로 나타나 급식실 결원 사태에 대한 교육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전국교육공무직 제주지부)는 19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위해 급식실 결원 사태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내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교육공무직 제주지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학교급식실 노동자 결원율은 10.5%로 정원 889명 중 93명이 모자라다. 이같은 결원율은 서울 4.3%, 경기 4.7%, 인천 7%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최근 5년간 수치와 비교해도 점점 느는 추세다. 제주지역 급식실 결원현황은 ▲2020년 0.7% ▲2021년 1.9% ▲2022년 2.9% ▲2023년 10.8%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제주지역 학교급식실 노동자 신규채용 미달률도 59%로 조사됐다. 101명 모집에 41명이 합격했으며 60명이 결원됐다.

이에 기자회견서 전국교육공무직 제주는 "신학기가 돼도 학교에 노동자가 없다. 정년퇴직 및 중도퇴사로 인한 인력공백을 메우기 위한 채용공고는 매번 미달 상황이 반복되고 설령 채용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급식실 채용미달은 자연스레 급식노동자들이 더 높은 노동강도를 감내해야 할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급식실 결원 사태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고강도 압축노동으로 방학 때마다 병원순례를 하는 것이 기본이 된지 오래다. 힘든 노동을 하지만 한 달 기본급은 198만 6천 원(올해 3월 적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당국은 현 상황이 대표적인 교육복지인 '친환경 무상급식'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위기상황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더 이상 급식노동자들의 희생만으로 급식실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피력했다.

또 "지속가능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위해 제주도교육청과 김광수 교육감이 답해야 한다"며 "현재의 급식실 결원 사태의 근본원인을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Newsjeju
▲현장발언 중인 전국교육직 제주지부 한해진 부지부장. ©Newsjeju

5년간 급식실에서 종사한 전국교육직 제주지부 한해진 부지부장은 이날 현장발언을 통해 "어느샌가 학교급식실은 폐암 등의 위험으로 기피하는 일자리가 돼버렸다"며 "신규가 안들어오니 재직중인 사람들은 두배 세배로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렵게 신규가 들어와도 하나같이 하는 말이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라며 두손 두발 다 들고 학교를 떠나고 있다"며 "어렵사리 버티는 기존 근무자들도 오랜 기간동안 고강도 일을 하다보니 어깨가 아프고 온 몸이 망신창이가 돼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인데도 마음껏 휴가나 병가도 못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지부장은 "우리도 힘들지만 웃으며 일하고 싶다. 비록 버티고 견디기 힘들어 떠나야 하는 급식실이 됐지만 학생들에게도 정성을 듬뿍담아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누리고 싶다"고 바램을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