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원희룡 지사 "현실에 맞는 결정 내리겠다"
영리병원, 원희룡 지사 "현실에 맞는 결정 내리겠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12.03 17: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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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녹지국제병원 현장 찾아 의료 관계자와 토평 및 동홍동 주민 만나 의견수렴
현장방문... '허용'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일까, '불허'하기 위한 여론 다독이기일까

영리병원(녹제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 결정시점을 목전에 예고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의문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가 지난 10월 4일에 '불허' 권고안을 제시한 지 2달여가 지났지만 원희룡 지사는 그간 "공론화조사위의 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만 말하고 다닐 뿐, 속시원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왔다.

그러다가 원희룡 지사는 12월 3일 느닷없이 녹지국제병원 현장방문에 나선다며 "금주 중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결정 예고이지만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권고안 수용을 번복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녹지국제병원(영리병원) 시설 현장을 찾아간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지사는 3일 현장방문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영리병원) 시설 현장을 찾아간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지사는 3일 현장방문을 통해 "현실에 맞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정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리병원을 적극 찬성하고 있는 토평동 및 동홍동 마을주민, 병원 관계자들과도 만나 그들이 전하는 말을 고스란히 '보도자료' 안에 담아내 언론에 배포했다.

말이 좋아 현장답사이지 이미 2달 전에 제주도민들이 선택한 권고안이 나온 마당에 이제와서야 의견수렴에 나선 원희룡 지사의 의중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장답사라 하지만 사실상 영리병원 개설허가 찬성을 요구하는 이들로부터의 의견수렴 성격으로 비춰진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김도연 동홍동 마을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조상 땅도 내줬는데 공론위 권고안을 존중할 것인지 도지사의 결정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오금수 토평동 마을회 부회장은 "녹지국제병원이 개설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의료 관광으로 인해 제주도 관광객 수준의 질적 변화까지 유도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면 토지를 제공한 마을주민들의 의사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녹지국제병원에 취업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녹지국제병원에 취업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양철용 토평동 청년회장은 "공사 소음으로 인한 문제도 견뎠는데 병원 운영 방안이나 향후 계획이나 후속조치까지 고려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도 당부했다.

김현성 동홍동 사무국장은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녹지그룹, 도, 주민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라도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도민 사회의 찬반 논란이 강하다보니, 최선을 다해 중지를 모아보고자 공론화 절차를 밟았던 것"이라며 "병원 운영, 인수 등 여러 대안을 놓고 내부적으로도 논의를 많이 거친 상태다. 마을 주민들의 의견 또한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간담회에 앞서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에 들러 내부 공개를 요구했다.
녹지국제병원 측은 자쿠지가 설치된 최고급 VIP 병실부터 지하 기계 설비실까지 최초로 언론에 내부를 공개했다.

병원 시설 관계자들은 개원 불허에 따른 위기감과 고용, 경력 단절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언제쯤 일할 수 있는지, 하루빨리 의료인으로 일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문제점들을 알고 있다.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었으니 현실에 맞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녹지국제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3일 언론에 공개된 녹지국제병원의 내부 모습은 이날 원희룡 지사가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최초 공개됐다.
녹지국제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3일 언론에 공개된 녹지국제병원의 내부 모습은 이날 원희룡 지사가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최초 공개됐다.

# 현실에 맞는 결정? 무슨 현실?

원희룡 지사의 발언 중 "현실에 맞는 결정"을 두고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 무슨 '현실'을 고려하겠다는 것인지 그 누구의 발언처럼 '주어'가 없다.

공론화조사위원회의 결정이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대변한 것이기에 이를 따라야 한다는 '현실'인건지, 아니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를 잃게 될 '현실'을 말하는건지 아리송하다.

그렇지만 원 지사의 생각은 이미 한 쪽으로 기운 듯 하다.

원 지사는 이날 현장방문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행정의 신뢰성과 대외 신인도 및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회복을 고려해 최종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간 권고안을 존중하겠다고만 말한 것에서 '지역경제 회복'의 명분도 중요하다고 부연 설명을 곁들인 것이다.

게다가 만일 공론화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안을 수용할 경우, 제주도정이 감내해야 할 걱정거리는 산더미로 쌓인다. 녹지그룹 측이 제기할 몇 백 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이 기다릴터였고, 그것을 막을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어서다.

이를 고려하면 원 지사가 말한 '현실'은 후자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봐도 무방한 듯 보인다.

만일 허용하게 될 경우, 숙의형 공론화조사가 하나마나한 절차로 치부돼 이 또한 거대한 역풍이 불게 된다. 도민들의 결정이라지만 행정이 감내해야 할 몫이 너무 커지기에 차라리 도민들의 뜻(권고안)을 거르는 것이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보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원희룡 지사의 이날 현장방문이 영리병원 개설허가를 '허용'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인지, 혹은 '불허' 결정을 내리기 전 다독이기 위한 여론작업인지는 이번 주 중에 결정된다.

오는 10월 4일 숙의형 공론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될 수도 있는 녹지국제병원. 이미 지난해 7월에 준공됐으나 최종 개설허가를 받지 못해 닫혀 있는 상태다.
녹지국제병원 전경.

# 녹지국제병원, 2017년 8월 준공 이후 묻 닫혀 매월 8억 적자?

한편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위치한 녹지국제병원은 연면적 1만 8252㎡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에 한해 47개의 병상이 3층에 마련돼 있으며, 의사 9명, 약사 1명, 간호사 31명, 의료기사 4명, 기타 89명 등 총 134명이 개설허가 신청 당시 채용됐었다.

녹지그룹이 778억 원을 투자해 지난 2017년 8월에 준공하고 개설허가 신청을 했지만 여태까지 허가를 받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녹지그룹 측은 이미 인력을 채용해 놓고도 가동을 못하고 있어 매월 8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가 지출돼 적자로 쌓여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1호 외국인 투자병원이라는 점에서 공공의료 약화, 의료영리화 논란을 빚어와 제주 최초로 숙의형 공론 조사를 거쳐야 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0월 4일에 불허 권고안을 원희룡 지사에게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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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나왔네 2018-12-04 06:36:27
답은나왔네요.처음에는 불허였는데 중국과에 외교적으로정리를해야하는중앙정부와 원지사와에 뜻이 딱들어 맞았네요.
현실?현실은 뭐기는 뭡니까?지금 검찰기소가 현실이죠?
이해가 되시겠죠? 김정은답방과 관련해서 중국이 상황이 중요한 시점에서 중국정부산하기관인 녹지병원관련을 정리해줘야하는거죠!
누구랑 긴밀이 협의를 하고있는지 기사내용을 보고 답을 알았습니다.

고구마 그만 맥여라 2018-12-03 17:22:07
불허한다 만다 그게 문제가 아니고 거기서 일하겠다고 들어간 직원들은 무슨죄냐?! 기사에 항상나오는 그놈의 간호사 인원수 직원들 인원수..아휴..그러면 뭐하냐 불허나오면 책임져줄 자신으로 그렇게 기사에 항상 요기 직원수 올리는것입니까?! 차라리 이러면서 추후에 문제가 생기면 다 책임져준다는 건가??그런다면 내가 뭐라 할말은 없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