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보고 안 된 쓰레기 문제, 책임 문책 어디까지?
도지사 보고 안 된 쓰레기 문제, 책임 문책 어디까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03.1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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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쓰레기 반출, 죄송하다"
보다 자세한 진상조사 거친 후 책임자 문책과 후속대책 마련하겠다 밝혀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한 것에 대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8일 공식 사과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고희범 제주시장과 함께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이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후속대책 마련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원 지사는 "제주북부소각장으로 반입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압축포장폐기물 일부가 필리핀으로 반출됐다가 반송된 사실 등을 확인했다"며 "도민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제주에서 불법 처리된 압축포장폐기물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고경실 제주시장도 이날 사과 브리핑에 함께 했다. ©Newsjeju
▲ 제주에서 불법 처리된 압축포장폐기물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고희범 제주시장도 이날 사과 브리핑에 함께 했다. ©Newsjeju

제주자치도가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까지 파악한 바로는 2016년 12월에 계약된 1782톤의 압축포장폐기물이 필리핀 민다나오에, 2017년에 계약된 9262톤 중 8637톤은 군산항 물류창고에, 나머지 625톤이 광양항 부두에 처리되지 않고 보관돼 있음이 확인됐다.

허나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 외에도 아직 추적되지 않은 제주의 폐기물이 8000여 톤이 더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자체 확인결과, 4712톤의 압축포장폐기물의 처리결과가 추적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8년에 계약돼 반출된 2만 2000톤은 시멘트 제조업체의 소성로 연료 등으로 사용돼 정상적으로 처리됐다.

결과적으로 지난 2015년 8월부터 만들어져 온 '압축포장폐기물' 중 총 1만 5754톤이 필리핀이나 도외에 쌓여 있는 셈이다. 여기다 제주도 내엔 제주시 회천매립장에 4만 7000톤 정도가 쌓여있다.

7만 톤이 넘는 제주도의 쓰레기가 처리되지 못하고 국내·외에 쌓여있는 것이다. 현재도 제주북부소각장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1일 70톤이 남아돌고 있어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 책임자 문책 범위, 어느 선까지?

원 지사는 "위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책임 또한 통감한다"며 "제주도정은 업무처리 과정에서 법 위반 여부 또한 자체 조사와 감사위 감사를 통해 규명하고 관계자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책임자 문책이 어느 선까지 있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원 지사는 "어쨌든 모든 최종 확인절차까지 행정에서 해야 했다는 게 확인됐다"며 "직책 상 책임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와 어느 정도 소홀했는지 등에 대해 정밀하게 조사해서 문책의 범위를 잡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다만 모든 사안을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려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늦어진 것"이라며 현재로선 1차 조사를 통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파악을 했고, 재발방지책과 후속조치 마련을 위해 추가 정밀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의 해결방법에 대해선 기존 제주시의 방침을 그대로 전했다.

원 지사는 "제주에서 발생한 모든 폐기물은 원칙대로 도내에서 처리하되, 동복리 자원순환센터의 소각시설이 완비될 때까진 국내 소각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외반출)으로 정상처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370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1차 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는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사진 위). 사진 아래는 지난 12일에 방영된 MBC PD수첩 화면.
제370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1차 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는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사진 위). 사진 아래는 지난 12일에 방영된 MBC PD수첩 화면.

# 제주도정은 언제 이걸 알았나

제주시는 이 문제를 2017년 5월에 최초 인지했다. 필리핀으로 넘어간 쓰레기를 실은 배가 오도가도 못하고 공해상에서 2개월가량 떠 있을 때다.

허나 제주시는 상급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청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해 9월에 해운업체가 제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도 원희룡 지사뿐만 아니라 당시 고경실 전 제주시장이나 현 고희범 시장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

원 지사는 "지난해 12월에 쓰레기가 해외로 수출됐다는 보도를 본 적 있는데 당시엔 다른 지자체 걸로만 알았다"며 "2017년 9월에 소송이 제기됐는데도 시정 책임자나 도정 책임자까지는 소송이 왜 제기된건가에 대한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고 시장이나 원 지사 모두 이번 MBC PD수첩의 방송을 보고서야 이번 사태를 인지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도 원 지사는 "대책마련 시점을 놓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고형연료 정체에 대한 조사 및 재발방지책과 후속대책... 예고

원 지사는 쓰레기 도외반출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원 지사는 "원칙적으로 도내에서 처리돼야 하는 게 맞다.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제주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원 지사는 고형연료로 만들 수 없었는데도 38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단순 압축포장시설을 만들게 된 경위와 제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의 고형연료 생산물이 실제 효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과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히 고형연료에 대해선 제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 만들어진 고형연료 역시 의구심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최종적인 책임을 전제로 한 원인규명을 해야만 앞으로의 대책을 정밀하게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계약된 업체가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하든지, 아니면 행정에서 먼저 처리한 뒤에 구상권을 청구하던지 가장 신속하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에 야적돼 있는 1782톤의 쓰레기 처리 방침에 대해선 관세청 및 환경부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원 지사는 "아직 본격적인 협의를 안 해봤다. 물론 제주에선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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