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호 의원 "개발행위제한 풀리면서 발생한 피해, 보상해줘야 할 거 아니냐"

▲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Newsjeju
▲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Newsjeju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에 따라 성산읍 지역에 행해졌던 개발행위 허가제한 구역이 지난해 말에 해제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은 18일 진행된 제396회 정례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 1차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집행부에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성산읍 지역에 대한 개발행위 허가제한은 지난 2015년 11월에 제2공항 예정지가 성산읍 온평리 일대로 정해지면서 시행됐다. 그 해 12월 16일, 온평리 일대 586만1000㎡ 면적에 대해 처음 3년간 이뤄졌고, 이후 2년 더 연장됐다.

현행 국토계획법 상에선 개발행위 허가제한을 최대 5년 이내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 조치는 지난해 12월 16일에 해제됐다. 

이에 따라 5년간 묶여있던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돼 건축 행위나 토지 형질변경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해당 지역이 제2공항의 예정지임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지가상승과 그에 따른 무분별한 투기를 막고자 제주자치도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에 대한 설정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즉, 해당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는 아직도 불허한 상태다.

고용호 의원이 "지난 5년간 묶여있다 이제 풀리면서 발생한 피해 사례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제주자치도 강동원 공항확충지원단장은 "듣기로, 건물 증개축을 하지 못하거나 시설개량을 하지 못했던 걸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고용호 의원은 "그게 아니라 해제 후 피해사례를 묻는 거다. 민원을 받았는데, 5년 전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설계까지 다 해놨던 분이 공항 발표로 중단됐고, 이후 5년만에 풀려서 건물을 지으려고 다시 견적을 냈더니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당시 계획보다 상당히 비용이 추가돼 버렸다"며 "당시 개발행위 허가제한을 지정하지 않았다면 추가 비용부담이 없었을텐데 이건 누가 보상해야 할 것이냐"고 물었다.

▲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 ©Newsjeju
▲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 ©Newsjeju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이 계속 미뤄져 현재까지도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결과론적이지만 당시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어 고 의원은 "또 다른 분도 당시 건물 지으려고 모아둔 돈이 있어 주변에서 하도 빌려달라 해서 빌려줬더니 5년 동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서야 집을 지으려고 하니 돈이 없어 못 짓는 사례가 있다"며 "당시 개발행위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다 해결됐을 사안들"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이런 사례가 상당히 많다. 단장도 얘기했다시피 집 수리를 이제와서 하려니 곱배기 이상 들어가는 부분들에 대해선 누가 보상해야 하겠느냐"고 따졌다.

강동원 단장이 "안타까운 부분이긴 한데..."라며 즉답을 피하자, 고 의원은 "안타깝다고 생각하면 보상을 해줘야 할 거 아니냐. 교통약자들을 위해선 매년 1000억 원씩 민간기업에 퍼주면서 이렇게 실제 피해를 본 분들에겐 왜 보상을 안 해주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고 의원은 "누가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했나. 국토부와 환경부가 이 오랜 시간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며 "이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 현 제2공항 상황을 빨리 종료시키지 않으면 더 많은 피해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다그쳤다.

이에 강 단장은 "그래서 저희도 국토부와 환경부를 찾아가 조속히 행정절차를 정상적으로 추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 의원은 "여기서 말로만 그렇게 할 게 아니라 서울 가서 결정될 때까지 머물면서 계속 촉구해야 할 문제"라며 "현재 제2공항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분들 중에 피해를 본 분들도 있겠지만, 가만히 있는 분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분들은 어디가서 하소연을 하겠느냐"면서 정부의 결단이 빨리 내려질 수 있도록 집행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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