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정보 일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정보 일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Newsjeju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2공항으로 갈등을 겪어온 제주가 세밑 정국에서 더 큰 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에서 핵 배치를 포함한 제주 군사기지화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해 미국 전략폭격기가 이착륙 가능하도록 군사공항으로 활용하자는 논의 내용은 제주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제주도의 미래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사안을 도대체 누가 밀실에서 주도하고 있는 겁니까? 제주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추진 과정을 감추고 싶은 겁니까?

오늘 즉시 북핵특위 보고서는 물론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용역 결과 등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제2공항의 군사공항 활용과 관련해 국힘 북핵특위는 공식 입장이 아니며, 최종보고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보완용역 결과를 두 달이 넘도록 공개하지 않고, 복사도 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아예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공개를 꺼리고 쉬쉬하는 일련의 과정이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것인지 도민들과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이제 도민과 국민들의 알권리를 짓밟고 있는 비공개 추진 과정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도민과 국민들 모르게 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을 도대체 누가 주도한 것인지 그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원희룡 장관은 도지사 재임 당시 “제주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할 경우 제주도부터 반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토부 역시 공군 등에서 관련 내용이 거론되자“순수 민간공항으로 건설 추진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여러 차례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는 입장이 바뀐 것입니까?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는 게 달라진 입장입니까?

원희룡 장관은 직접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그게 전직 지사로서 도민에 대한 예의이자 국민에 대한 책임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정 책임자로서 여당과 정부에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도민과 국민을 대신하여 요청합니다. 

첫째, 이번 군사기지화 내용을 비롯해 제2공항 건설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원칙을 세워 주길 바랍니다. 

제주의 미래와 국민의 안전을 도민과 국민 몰래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국토부는 가장 핵심적 이해 당사자인 도민을 속여서 무엇을 하겠다는 태도를 당장 버리고 가지고 계신 모든 정보를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올해 안에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 한 글자도 빠짐없이 낱낱이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민들이 우려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왔던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에 대해 국토부가 어떻게 보완을 했는지, 제주도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하겠습니다. 

정치는 얽힌 매듭을 푸는 것이지 더 엉키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늦기 전에 모든 정보를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장관께 도민을 대표해서 제2공항의 군사공항 활용 문제에 대한 입장을 촉구합니다. 

국민의힘 북핵특위에서 제주공항을 미국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을 국토부에 논의해 왔는지, 원 장관은 군사공항을 만들자는 특위의 요구에 찬성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또한 보완 가능성 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북핵특위의 군사공항 건설 요구와 아무 관계가 없는지도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도정 책임자로서 여러분께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제2공항이 중앙 정치에 이용되는 일은 철저히 막겠습니다.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전락하는 일은 목숨을 걸고 막겠습니다. 

도민의 운명과 저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최후의 일각까지 싸우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찬성하는 도민도, 반대하는 도민도 모두 함께 이곳에서 살아가야 할 제주도민입니다. 

도민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국토부와 소통하고 요구하겠습니다. 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해소하고,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의 빛나는 미래를 제주도민의 손으로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제주의 공항,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데 도민 여러분께서, 그리고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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