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72명(본원·파견) 사직서 제출... 이 중 2명 빼고 결근
환자들에 퇴원 권유·응급실 찾은 환자 발길 돌려
도, 24시간 대응체계 -소방당국, 응급환자 우선 이송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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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제주대병원에서 환자들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Newsjeju

정부의 '의사 인력 확대' 방침으로 인한 전공의 파업이 오늘(2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의료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에서도 의사들이 대거 출근을 하지 않아 애꿎은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20일 오후 찾은 제주대학교병원은 오고가는 사람이 적어 비교적 한산해 보였지만 몇몇 환자들의 속내는 달랐다. 전공의들의 '파업 결근'으로 인해 병원에서 퇴원을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 로비에서 만난 김씨(59)는 전날 정형외과에서 다리 수술을 받았지만 마음에 찝찝함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했다.

김씨는 "다리수술을 받은 뒤 감염 재발로 입원했는데 내과와 협업이 안된다는 이유로 담당의사로부터 퇴원을 권유받았다"며 "단순 치료가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응급의료센터 곳곳에서는 의사 파업 관련 안내 문구를 볼 수 있었다. '금일부터 원내 다수의 전공의/수련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은 비상진료체계로 운영된다', '긴급도 및 중증도가 높은 심폐정지 등 1-2등급 환자에 우선해 접수 및 진료를 하게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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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제주대병원 응급실에 부착된 안내문. ©Newsjeju

응급실에서 만난 병원 관계자도 전날부터 전공의들이 나오지 않아 난처한 기색이었다.

병원 보안 관계자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파업으로 응급실에서 너무 오래기다리다 다른 병원으로 가신 분들이 있다. 중증환자분들은 아니다"며 "그래도 다행히 오늘은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분이 적어 돌아간 분은 없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19일 제주도 내 전공의 141명 중 45명이 출근하지 않은데 이어 20일에는 두 배가 넘는 103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이 중 대다수인 70명이 제주대병원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제대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본원 전공의 53명, 파견의는 전체 인원인 19명이다"라며 "이 중 전공의와 파견의 각 1명씩 총 2명 빼고는 오늘(20일)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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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제주대병원 로비에 있는 김씨와 보호자. ©Newsjeju

이 같은 전공의 사직서 제출 및 집단 휴진이 확산됨에 따라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도민들의 진료불편 최소화를 위한 24시간 비상 진료대책을 실시할 방침이다.

제주대학교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늘리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한 의원급 동네 의료기관까지 진료 공백이 확산될 경우엔 보건소에서도 연장 진료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서도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중심으로 우선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병원 이송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응급환자 이송병원 선정을 전담한다. 

구급대 중증도 분류에 따라 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대형병원으로, 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센터나 응급의료기관 등으로 이송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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