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예비후보 측 고유기 대변인 "의원직 이용해 송악산 부동산 투기"
문대림 예비후보 "더 이상 못 참겠다.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발"

김우남 예비후보 측 고유기 대변인(왼쪽 위)은 26일 문대림 예비후보를 향해 송악산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우남 예비후보 측 고유기 대변인(왼쪽 위)은 26일 문대림 예비후보가 송악산 일대서 부동산 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주도지사 자리를 향한 여·야간 싸움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 내 자중지란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특정 후보를 향한 의혹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유리의성'부터 시작된 문대림 예비후보에 대한 검증 논란은 26일 김우남 예비후보 측이 송악산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애초 유리의성 논란은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에서 제기했지만, 이에 대한 해명이 부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같은 당 김우남과 박희수 예비후보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연이어 비판 성명을 냈다.

이에 강기탁 예비후보는 "같은 당 후보끼리 싸우지 말자"며 이 문제를 중앙당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으나, 김우남 예비후보 측에선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더니 26일엔 문대림 예비후보가 송악산 인근 '뉴오션타운' 개발부지 인근 토지를 매입했다가 되파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얻어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고유기 대변인이 주장했다.

이러한 김우남 후보 측의 의혹제기에 강기탁 예비후보도 문 예비후보 측에게 "성실하게 답변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며 입장을 달리했다.

그러자 문대림 예비후보는 이날 곧바로 해명 성명을 발표한 뒤, 고유기 대변인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하겠다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앞서 유리의성 의혹 제기 때도 "진흙탕 싸움은 싫다"며 엄포에만 그쳤던 '법적 대응'의 문턱을 결국 넘어섰다.

김우남 예비후보 측 고유기 대변인이 주장한 문대림 예비후보의 토지 매입 및 매도 현황 그래픽.
김우남 예비후보 측 고유기 대변인이 주장한 문대림 예비후보의 토지 매입 및 매도 현황 그래픽.

# 김우남 측 "문대림 예비후보, 도의원 신분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

고유기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 대변인은 "문 에비후보가 지난 2005년 9월, 송악산 일대 땅을 지분 형태로 사들였다"며 "이 곳은 2014년 '뉴오션타운' 개발부지 바로 인근"이라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2005년에 구입한 1필지는 2010년 4월에 3필지로 쪼개졌고, 이 중 두 필지가 문 예비후보의 단독 소유"라며 "2007년 8월과 10월에 매입한 2필지도 3필지로 쪼개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 대변인은 "2010년 5월에 그가 소유한 땅 중 3필지를 팔고, 2014년 10월에 남아있던 땅 전부를 팔았다"며 "이로 인해 문 예비후보는 최소 약 5억 원 상당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 대변인은 "문 예비후보가 사고 판 땅들은 송악산 개발사업 예정지에 포함돼 있었으나 2008년 12월과 2010년 3월에 해제된 곳"이라며 "해제될 당시, 문 예비후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심의회 위원이자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 대변인은 "문 예비후보가 2007년 토지를 매입할 당시엔 제주도정이 유원지 해제 등을 검토하던 시기였다"며 "토지주 입장에선 관광지로 개발되거나 지구가 해제돼야 재산상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문 예비후보는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과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심의회 위원직에 있었다"며 "최초 땅 매입 이후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송악산 개발이 포함된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대림 예비후보가 반박 자료로 제시한 토지 매입 거래도.
문대림 예비후보가 반박 자료로 제시한 토지 매입 거래도.

# 문대림 예비후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법적 대응하겠다" 맞서

이에 대해 문대림 예비후보는 "쪼개기 개발로 표현한 건, 등기부등본에 대한 무지와 악의적 발상에 기인한 것"이라며 "게다가 제주국제자유도시계획 동의안은 환경도시위원회가 아니라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소관 업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문 예비후보는 "직무관련성을 강조하려면 최소한 제가 심의위원회에 참석을 했었는지, 했다면 어떤 발언을 했었는지에 대한 회의록 조사라도 해보고 이런 주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의혹만 제기한 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고 맞섰다.

이어 문 예비후보는 "제가 2007년 8월과 10월에 토지를 매입한 시기가 유원지 해제 검토 시점이라고 하는데, 유원지 해제는 이미 그해 4월 19일 제주광역도시계획 지방의회 청취과정에서 논의가 됐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문 예비후보는 "당시 전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이어서 유원지 해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적시했다.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송악산 개발 공약에 대해 문 예비후보는 "유원지가 해제된 상황에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기존 유원지의 축소를 막고 조성계획을 변경했어야 했기 때문에 송악산 유원지 해제를 전제로 토지를 매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가 당시 제 입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고 말했다.

문 예비후보는 "불법적이나 탈법 등 법을 어긴 사실이 없다"며 "고 대변인의 주장은 명백한 음해이자 고의적이기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예비후보는 "지금까지 고 씨가 수차례에 걸쳐 '아니면 말고 식' 의혹만 제기하면서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참을 수가 없다"며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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