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A씨는 제주도민, 제주 내려왔을 때부터 몸 안 좋았던 듯
자택 가지 않고 지인 B씨 집에 내내 머물러... 배달음식 시켜 먹으며 움직임 최소화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번째 확진자 A(46,남)씨가 무려 13일간 제주에 머물면서 접촉한 대상자가 7명뿐인 것으로 알려져 의문을 낳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A씨와 접촉한 사람은 모두 7명으로 파악했다며, 이 가운데 지인 B씨를 제외한 6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지인 B씨는 지난 3월 1일 대구로 이동했다.

▲ 4일 현재 제주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명, 자가격리 대상자는 125명이다. 유증상자 71명이 검사 중에 있다. ©Newsjeju
▲ 4일 현재 제주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명, 자가격리 대상자는 125명이다. 유증상자 71명이 검사 중에 있다. ©Newsjeju

제주자치도의 역학조사 결과에 의하면, A씨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를 다녀 온 후 20일 오후 7시 33분에 제주로 내려와 3월 3일까지 내내 지인 B씨의 집에 머물렀다.

A씨는 제주도민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제주로 돌아온 뒤 자신의 거주지로 가지 않고 지인 B씨에 머무른 점에 대해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A씨가 평상시 가족 중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어 지인 집에 가게 됐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를 다녀온 자신으로 인해 가족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랬다는 것이 역학조사팀의 부연이다.

이를 고려하면 A씨는 제주에 도착한 20일이나 그 이전부터 이미 자신의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꼈을 것으로 유추된다. 실제, A씨는 제주에 내려온 직후 2일 뒤인 2월 22일에 몸살(두통, 근육통) 기운으로 감기약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기약을 퀵서비스 배달로 주문해 받았을만큼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제주자치도 역학조사팀은 이 때부터 A씨의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3일을 더 머문 뒤 25일 오후 1시 50분이 돼서야 한라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허나 당시 A씨는 두통과 근육통을 호소했을 뿐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 증상이 없어 주치의와 화상으로만 진료받고 귀가했다.

역학조사 결과, 제주에 내려와서 한라병원 선별진료소에 가기 전까지 A씨가 이동한 곳이라곤 21일 오후 6시 7분께 제스코마트 신제주점과 23일 오전 11시 24분 제주은행 신제주점에서 ATM기기를 이용한 것, 24일 오후 9시 56분에 뉴월드마트 신제주점을 다녀온 것이 전부다.

▲ 제주자치도는 4일 32차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열어 제주에서의 4번째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밝혔다. ©Newsjeju
▲ 제주자치도는 4일 32차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열어 제주에서의 4번째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밝혔다. ©Newsjeju

5일 동안 접촉한 장소가 단 3곳, 접촉자는 6명 뿐이다. 접촉자는 지인 B씨와 제스코마트 직원 2명, 뉴월드마트 직원 1명, 손님 2명이다.

병원을 다녀 온 A씨는 26일부터 27일까지 줄곧 집에만 머물렀다. 최초 동선이 보고됐을 시엔 A씨가 27일에도 뉴월드마트 신제주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CCTV 확인 결과, B씨가 A씨의 카드를 들고 대신 갔다왔던 것으로 확인돼 이 기록이 삭제됐다.

이후 A씨는 28일 오후 2시 16분에 서브웨이 연동점을 갔다오고 29일엔 다시 집에서만 지냈다. 서브웨이 연동점에서 접촉자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현재 조사 중에 있다. 3월 1일 오후 6시 48분에 다시 제스코마트 신제주점을 다녀와 마트 직원 1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A씨는 3월 3일 오후 4시 30분에서야 제주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체취를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때엔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방문했다. 검사 결과 3일 오후 8시 45분에 1차 양성이 나왔고, 4일 오전 2시 45분께 확진으로 판정됐다.

이들 5개 장소는 4일 오전 중에 모두 방역을 마치고 24시간 폐쇄 조치에 들어갔으며, 접촉자로 분류된 7명 중 지인 B씨를 제외한 6명은 자가격리 조치됐다. 제주도정은 A씨가 퀵서비스나 배달원에게도 문 밖에 두고 가라고 한 것으로 진술해 더 이상의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제주자치도는 이렇게 밝혀진 1차 이동동선이 A씨의 진술과 카드 사용내역에 의존해 이뤄진 것이어서 역학조사를 더 벌이고 있다며, 동선이나 접촉자가 추가될 수 있다고는 전했다. 

이는 A씨가 스스로 코로나19에 걸렸음을 직감하고 이동을 최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A씨는 이동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KF-94나 80 등급의 마스크가 아닌 일반 면 마스크여서 배종면 단장은 "그건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수정된 제주 4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4일 오전 10시 역학조사 결과 기준).

일자

시간

이동 경로

관련 장소 및 접촉자 조치 사항

2.20

18:25

대구공항(대한항공KE1811)출발

 

19:33

제주공항 도착

 

20:00

공항에 주차해둔 본인 오토바이로 연동 소재 지인 집으로 이동

 

2.21

18:07

제스코마트 신제주점

접촉자: 직원 2

방역 완료 및 자가격리

2.22

 

집에서 체류

몸살 기운으로 감기약 복용(퀵 배달 받음)

 

2.23

11:24

제주은행 신제주점 ATM 이용

접촉자 없음

자체 방역 완료

2.24

21:58

뉴월드마트 신제주점

접촉자: 직원 1, 손님 2

방역 완료 및 자가격리

2.25

13:50~

14:12

한라병원 선별진료소 (화상으로 진료후 귀가)

방역 완료

정상 진료 중

2.26~

2.27

 

집에서 체류

 

2.28

14:16

서브웨이 연동점

접촉자: 직원 (확인 중)

방역 완료 및 임시 폐쇄

2.29

 

집에서 체류

 

3.1

 

집에서 체류

 

18:48

제스코마트 신제주점

직원 1

방역 완료 및 자가격리

3.2

 

집에서 체류

 

3.3

16:30

제주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 진료 후 음압병상 격리해 검사 시행

방역 완료

정상 진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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