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장 요구, 하루만에 원희룡 지사 "적극 이양 협조" 약속

▲ 원희룡 지사는 의회사무처 인사권을 달라는 김태석 의장의 요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가 의회사무처 인사권을 달라는 김태석 의장의 요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Newsjeju

제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개원하면서 김태석 의장이 원희룡 지사에게 '의회사무처 조직 및 인사권'을 달라는 요구에 두 기관이 시작부터 대립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었다. 허나 불과 하루만에 원희룡 지사가 '적극 이양'을 약속하면서 대립 구도가 무색해졌다.

제주도의회는 4일 오전 10시에 제11대 의회 개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석 의장은 지난 3일 의장 당선 소감을 통해 밝힌 의회사무처 인사권 요구를 이날 재차 꺼내면서 다시 한 번 의회의 독립성이 확보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태석 의장은 "의회 스스로 혁신하고 대립형 지방의회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우선 의회 인사 및 조직권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독립성이 없는 의회는 결국 집행부와의 생산적인 견제와 균형을 이뤄낼 수 없고, 이는 곧 민의의 실패를 초래할 것"이라며 "협치를 지향하는 원희룡 지사도 이 부분은 공감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제주도정 측에 "독립성 확보에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개원식 축사를 통해 곧바로 "적극 협조하겠다"며 화답했다.

원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무소속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다수의 도의회를 선택한 건 정당을 뛰어넘어 초당적 협력과 견제로 제주도정을 이끌라는 것"이라며 "도의원들의 공약과 제안사항에 대해 적극 협의하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김 의장이 요구한 도의회 조직 및 인사권에 대해 "의회 자율권 확대 차원에서 도의회로의 이양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도의회의 자율권도 더 존중하겠다"며 "국회의 자율권에 비해 지방의회의 자율권은 아직 미흡한 게 사실이다. 의회 자율권을 한 단계 확대하는 건 제주가 지방자치에 있어 특별자치도로 전국을 선도하는 의미도 갖는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제도개선을 이루겠다"며 "의회의 도정 견제는 도정을 건강하게 하는 도민의 채찍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 지사는 "도의회도 도정이 도민을 위해 힘차게 일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해 주길 당부한다"고 제언했다.

원 지사가 의회사무처에 대한 조직 및 인사권을 의회로 적극 이양할 뜻을 밝힘에 따라 제주도정의 예산(추가경정)을 놓고 의회와 도정이 줄다리기를 벌이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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