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16일 탐라대 현장서 활용방안 기본 구상안 밝혀
"옛 탐라대 부지라는 명칭보단 하원 마을 공동목장 부지 표현이 더 정확"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6일 옛 탐라대학교 본관 앞에서 하원마을주민들을 초대하고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기본 구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6일 옛 탐라대학교 본관 앞에서 하원마을주민들을 초대하고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기본 구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Newsjeju

지난 2011년에 폐교된 옛 탐라대학교 부지가 '학교용지'가 아닌 '산업용지'로 용도가 변경될 전망이다.

그간 제주특별자치도는 탐라대가 폐교되면서 이곳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왔다. '학교용지'였기 때문에 외국대학 유치 등 교육 관련 시설 외엔 활용이 제한돼 있어 수차례 제시된 계획들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무산됐다.

결국, 제주도정은 부지 활용을 위해 '학교용지'를 폐지하고 '산업용지'로 변경하겠다고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6일 발표했다.

당초 탐라대 부지는 서귀포시 하원동 마을주민들의 공동목장이었던 이곳을 지역발전을 위해 학교설립 취지에 동감해 내 준 땅이었다. 때문에 그간 제주도정은 마을주민들의 애초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용도변경에 대해선 생각지도 않아왔다.

이 때문에 오영훈 지사는 이날 탐라대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오 지사는 "경관적으로도 상당히 우수한 지역이다. '옛 탐라대 부지'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하원 마을 공동목장 부지'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지사는 "이곳 위쪽으로도 마을목장 부지가 30만 평 정도 더 있다고 하니, 이곳을 활용해 제주의 미래산업을 전략적으로 성장시킬 거점지역으로 육성시키기에도 아주 적절한 위치가 아닐 수 없다"고 부연했다.

▲ 옛 탐라대 본관 건물 옥상에서 바라 본 학교부지 전경. ©Newsjeju
▲ 옛 탐라대 본관 건물 옥상에서 바라 본 학교부지 전경. ©Newsjeju

# 도시계획시설 '학교' 변경 또는 폐지 추진, 학교 유치는 영어교육도시로 집중

이에 오영훈 지사는 신산업 유망기업을 육성·유치하고 핵심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본구상 발표에 앞서 하원동 마을회를 방문해 마을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옛 탐라대 부지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추진경과를 설명했다. 

제주자치도는 옛 탐라대 부지에 대한 최적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내부 실무부서 간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부지 현장실사, 검토 원칙 수립, 제안 내용 종합 검토 등을 거쳐 '통합연구(R&D) 클러스터와 신성장산업 육성·유치'를 최우선 기본구상으로 도출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정은 옛 탐라대 부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마련되면, 현재 '학교'로 돼 있는 도시계획시설을 변경하거나 폐지하는 절차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부지 활용방안 논의과정에서 대학 유치는 학령인구 감소와 국내외 여건 변화, 제도적 제한 등을 고려해 우선 검토사항에서 제외했다. 대학 유치는 제주 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으로 유도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오 지사는 지난해 9월 15일, 하원마을을 방문했을 때 3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3가지 원칙은 ▲제주 전역에 경제적 효과 극대화 ▲미래성장에 기여 ▲주민 수용 등이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모든 지자체가 미래 먹거리 선점에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옛 탐라대 부지를 제주를 대표하는 '기업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오 지사는 "다양한 특구제도를 꼼꼼하게 검토하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주 마을회장은 "마을에 도움과 수익이 되는 방향으로 부지가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주민공감대가 많이 형성된 만큼 앞으로 도와 마을이 함께 상생하는 방향으로 협조하면서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 구 탐라대학교 부지 현황도. ©Newsjeju
▲ 구 탐라대학교 부지 현황도. ©Newsjeju

한편, 탐라대 부지는 서귀포시 하원동 산 70번지와 산 93-2번지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31만 835㎡규모로 조성됐다. 이 가운데 학교용지는 30만 2901㎡며, 임야가 7934㎡다.

하원마을회가 지난 1994년에 대학 유치 차원에서 마을의 공동목장을 제공해 마련된 부지다. 이후 1997년에 동원산업대학교가 개교했고, 1998년에 탐라대학교로 명칭이 변경됐다. 허나 2010년에 교육부로부터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011년에 폐교가 결정됐다.

지난 2016년에 제주도정이 미래를 위한 공공자산 확보 차원에서 약 416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그간 인지도 있는 국내외 교육기관 유치에 노력해 왔으나, 각종 절차상 문제로 활용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10개동이 3만 242.57㎡ 면적으로 조성돼 있으며, 학교 용지가 변경되거나 해제되면 대부분의 건물은 철거될 전망이다. 

산업용지로 전환될 경우, 제주도정은 이곳에 국책연구원 및 민간 R&D 기업을 유치하거나 국가 RIS사업과 연계한 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민선8기 제주도정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그린수소 관련 기업이나 항공우주(UAM, 드론, 우주), 바이오 산업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이 외에도 에너지자립을 위한 대규모 ESS 장치나 에너지융복합단지 조성 등도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 호텔이나 리조트, 아울렛 등 관광목적 사업이나 환경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사업, 주변환경 개발이 제한되는 사업, 부지 매각 사업들은 원천적으로 제외키로 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