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제주민심, 도의회 방문에 '불통 모드'로 나서자 "의회가 의원들꺼냐" 맹비난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이 27일 신화역사공원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된 제주도의원들에게 '경고장'을 전해주던 과정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주도의원들은 또 한 번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이들 십여 명의 제주도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문에서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에 따른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이들의 요구사항을 적시한 '경고장'을 개별의원들에게 전달해주겠다며 도의회에 들어가려 했다.

▲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은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문에서 신화역사공원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에 따른 기자회견을 벌인 뒤 도의회로 들어가려 하자 제지당하고 있다. ©Newsjeju
▲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은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문에서 신화역사공원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에 따른 기자회견을 벌인 뒤 도의회로 들어가려 하자 제지당하고 있다. ©Newsjeju

허나 도의회 입구에서부터 막혔다.
청원경찰들은 이들이 기자회견에 사용했던 현수막 형태의 (천으로 된)조형물을 들고 가려하자 "이건 못 들고 간다"며 막아섰다. 이 시점부터 이들 시민단체와 도의회 관계자들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러자 이들은 '경고장'을 이번 행정사무조사 요구서 발의안 표결에서 반대와 기권, 무투표, 불참석한 도의원 사무실 앞에 두고 오겠다며 진입했다.

표결에 반대한 의원은 강성균, 고용호, 문경운, 박원철, 송영훈, 송창권, 안창남(무소속), 임상필 의원 등 8명이다. 기권은 강성민, 강연호(무소속), 강충룡(바른미래), 고태순, 김장영(교육의원), 김창식(교육의원), 김희현, 박호형, 양영식, 오영희(자유한국당), 윤춘광, 이승아, 조훈배 의원 등 13명이다.

무투표는 강시백(교육의원), 김경학, 김용범, 김태석, 김황국(자유한국당), 문종태, 오대익(교육의원), 이경용(무소속) 의원 등 8명이며, 불참자는 좌남수 의원이다. 이상 괄호 없음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

총 30명에게 '경고장'을 전달하겠다는 거였다.
경고장에는 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요구한 사항들이 있다. 철저한 반성과 사과 표명, 난개발에 대한 입장 밝히고 시민토론에 나설 것 등이다.

▲ 신화역사공원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를 비판하는 제주시민들이 27일 제주도의회를 방문해 부결 사태 원흉으로 지목된 일부 도의원들에게 '경고장'을 전달해 주려 했으나 2층 진입 계단 앞에서 제지당하고 있다. ©Newsjeju
▲ 신화역사공원 행정사무조사 부결 사태를 비판하는 제주시민들이 27일 제주도의회를 방문해 부결 사태 원흉으로 지목된 일부 도의원들에게 '경고장'을 전달해 주려 했으나 2층 진입 계단 앞에서 제지당하고 있다. ©Newsjeju

 

▲ 2층 계단 입구에서 제지당하고 있는 제주시민들. ©Newsjeju
▲ 2층 계단 입구에서 제지당하고 있는 제주시민들. ©Newsjeju

이들 대부분의 의원 사무실은 의원회관 2∼3층에 몰려 있다.
1층에 진입한 이들이 2층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청원경찰과 도의회 관계자들이 나서 막으면서 대치 상황으로 전개됐다.

이에 이들은 "제주도의회가 의원들꺼냐"며 소통에 나서지 않은 제주도의원들을 질타했다. 또한 반대·기권·무투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나오라"고 외쳤다. 

대치 과정에서 제주도의회는 이들의 진입을 막고자 건물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지시키고 계단을 막아섰다. 이러자 시민들은 "대의기관에 도민들이 방문하겠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며 따져 물었으나 도의원 그 누구도 이들과 만나려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시민은 "어제는 사과한다면서 오늘은 불통으로 나오는 것이냐"며 소통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치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시민들이 물러서지 않자,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이 총대를 맸다. 홍 의원이 대신 나와 이들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뒤 다른 의원들에게 전달해 주기로 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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