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결국 고개 숙여
"적극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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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Newsjeju

지난 주말 발생한 제주삼다수 공장에서의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제주삼다수를 운영하는 제주도개발공사 오경수 사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24일 오후 6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등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하며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오경수 사장은 "이번 사고는 삼다수병을 만드는 설비의 작동 이상여부를 파악해 조치하던 중에 발생했다"며 "저희는 사고발생 직후 사고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 사장은 "유가족 분들의 상심과 어려움을 깊이 통감하고 유가족 분들게 최선의 예우와 지원을 해 나가겠다"며 "사고원인 규명은 현재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고 이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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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인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Newsjeju

 

또한 "사고설비 제작사인 일본 NISSEI ASB의 전문가를 긴급히 방문해 주도록 요청해 설비 점검을 수행하는 등 사고원인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개발공사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사장은 "생산현장은 4조 3교대 체계를 반드시 유지시켜 나가고 생산현장에 안전감독관을 상시 배치해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아울러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필요한 장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 사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사장인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저와 공사 모든 임직원은 고인의 숭고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고, 다시 한 번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머리 숙여 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 합의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오 사장은 "유족과의 합의는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 오늘 장례식 발인이 끝났기에 내일부터 유족과 긴밀히 소통해 유족 중심으로 합의를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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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해 11월 현장실습을 받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故 이민호 군의 아버지가 나타나 오경수 사장을 향해 강력히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Newsjeju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해 11월 현장실습을 받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故 이민호 군의 아버지가 나타나 오경수 사장을 향해 강력히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군의 아버지는 "아들과 사고가 유사해 이곳에 왔다. 만일 4조 3교대 체계가 유지됐다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인원을 증원 해야 함에도 당신들이 하지 않았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제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사람 목숨이 하찮은가? 우리 아이는 5만원짜리 부속 때문에 죽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우리 주머니에서 나간 돈으로 차려진 회사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먼저 신경써야만 했다. 당신들은 성과급에만 현혹된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울분을 토했고, 이에 오경수 사장은 머리를 푹 숙인 채 거듭 "사죄드린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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