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원 사건, 의문투성이···원장 등 3명 구속영장
제주 명상원 사건, 의문투성이···원장 등 3명 구속영장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9.10.1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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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부경찰서, 명상원장 등 3명 구속영장 신청하고 3명 입건
남성A씨 시신 부패 중에도 명상원장 경찰에 "A씨는 지금 명상 중" 발언
경찰 관계자 "입건자들 인식과 진술 달라···종교적인 신념 여부도 조사"
제주서부경찰서.
제주서부경찰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채 제주시내 모 명상수련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에 대한 경찰 수사가 관련자들을 입건하고, 진술을 받아내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건은 의문투성이다. 숨져 부패가 진행 중인 남성을 명상수련원 내 유기한 채 흑설탕물을 먹이고, 시신을 매일 닦는 등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났다. 

경찰은 남성의 사망 원인과 명상원의 종교적 색채 등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사건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는 '피의사실공표'를 거론하며 함구 중이다. 

17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유기치사', '사체은닉', '사체은닉방조' 혐의 등을 각각 적용하고 명상수련원 원장 H씨(58. 남)와 회원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관련자 3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모 명상수련원에서 A씨(57. 남. 전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8월30일 "제주에 있는 수련원에 가겠다"고 집을 나선 뒤 배편을 통해 일행 2명과 제주도로 입도한 후 9월2일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당초 A씨는 제주로 내려오면서 왕복 배편을 예약했다. 일정대로라면 9월1일 오후 제주를 벗어났어야 했다. A씨는 아내와 9월1일까지 연락이 닿았지만 이후로는 두절됐다. 일행 2명은 제주입도 이튿날 제주를 떠났다.  

한 달이 지나도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자 아내는 10월15일자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내가 거주하는 지역 경찰서는 남편이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춘 관할인 제주서부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수사요청에 서부경찰서 측은 관할 구역에 위치한 제주시내 모 명상수련원 수색에 나서 명상원 3층 수련실에 숨져 있는 A씨를 발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최초 발견 당시 A씨는 약 11평 규모의 수련실 바닥에 목까지 이불이 덮힌 채 누워있었다. 또 시신 주변은 원터치형(폈다 접었다 가능한) 모기장이 펼쳐져 있었고, 부패가 진행돼 역한 냄새를 동반했다.

당시 경찰 출동 과정에서는 명상원 원장인 H씨가 "A씨는 지금 명상 중으로, 경찰이 들어가면 (A씨가) 다친다"는 내용의 말을 늘어놨다. 때문에 경찰은 119 구급차를 대기시킨 후 내부로 진입했다. 

경찰은 부패가 진행 중인 A씨 시신을 발견한 당일(10월15일) 원장을 긴급체포 후 관련자들을 차례대로 입건했다.

해당 명상수련원 내부는 CCTV가 존재하지 않아 건물 밖 입구에 설치된 CCTV 영상만 경찰은 확보했다. 

숨진 채 발견된 A씨는 특별한 지병 없이 명상을 자주했었고, 그 전에도 해당 제주지역 명상원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사체 부검은 어제(16일) 오후 진행됐으나 뚜렷한 외력에 의한 타살 등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는 부검의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부검에 따른 위 내용물과 심장 조직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결과는 통상적으로 1개월 정도 소요된다. 

여러 상황을 종합한 경찰은 현재까지 뚜렷한 사인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감정의뢰 결과와 수사 진척 상황 등을 종합하려면 시기는 다소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사망 시기는 부패 정도 등을 토대로 입도(8월30일)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일로 경찰은 추정 중이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한 원장 H씨 등 총 10명의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사건과 관련된 조사를 펼쳤다. 이중 4명을 제외한 6명이 입건됐다. 연령대는 모두 50대로, 도내외 남성 4명에 여성 2명이다. 

원장 등 6명에 '유기치사', '사체은닉', '사체은닉방조' 등 혐의를 적용한 사안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부패 진행이 상당히 돼 있었음에도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에 오른 관련자 중에는 경찰 진술에서 '흑설탕물을 숨진 A씨에 먹였고, 시신을 닦았다'는 내용의 발언이 있었다. 경찰은 흑설탕물을 시신에 투입한 사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또 아직까지 사이비 종교적 색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 측은 관련자들의 생각이 일반인들과 많이 다른 점 등을 토대로 관련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입건자들의 인식과 진술이 각자 다르다. 종교적인 신념인지 혹은 의식이 비정상적인지 여부 등을 조사로 알아내겠다"며 "아직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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