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개 양돈농가서 총 55만 8086마리 사육 중... 1일 2846톤 분뇨 배출
49개 의심 농가, 배출량 대비 실제 처리량 적어... 추가조사 실시 예정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양돈농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축산분뇨를 불법배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농가가 더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내 양돈농가는 총 296곳이며 이곳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모두 55만 8086마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13일까지 198명을 투입해 일일이 직접 센 정확한 숫자다.

55만 8086마리는 가축이력관리시스템 통계에 보고된 것보다 2.2% 많은 수치다. 이는 일부 농가에서 사육두수 신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43개 농가에서 축소 신고했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우선적으로 신고 사육두수와 실제 카운팅된 수에 비해 20% 이상 차이가 발생한 43곳 농가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농가엔 경고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차등 부과된다. 1차 10만 원, 2차 20만 원, 3차 40만 원, 4차 160만 원이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양돈농가의 축산분뇨 무단배출 실태에 관련, 도내 양돈농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1일 2846톤의 축산분뇨가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296개 양돈농가 중 49곳에서 실제 배출량보다 가축분뇨량을 적게 신고한 것이 확인돼 추가 정밀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뉴스제주

전체 사육두수가 55만 8086마리로 집계됨에 따라 1일 전체 분뇨배출량은 2846톤으로 산출됐다.

296곳의 양돈농가 중 49개 농가에서 배출량 대비 전자인계처리시스템 상 처리량이 적게 신고됐다. 앞서 축소 신고한 43개 농가 모두 분뇨량 또한 적게 신고한 곳으로 파악됐다. 

이는 시스템에 보고된 이 외의 축산분뇨가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신고된 것보다 1일 255톤의 축산분뇨가 더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이들 49개 농가에 대해 추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9개 농가는 사육두수에 비해 처리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소명이 불분명해 우선적으로 추가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제주자치도 자치경찰단이 16일 대정읍 지역의 양돈농가에서도 축산분뇨를 무단배출한 사실을 적발했다. 추가로 대정읍 이 외 3∼4개 농가에서도 무단배출 정황이 포착돼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자치도에서도 49곳에서 신고 대비 배출량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앞으로 조사 상황에 따라 추가로 축산분뇨를 무단배출한 양돈농가가 계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림읍 지역 양돈농가에서 배출된 축산분뇨량만 1만 7000여 톤에 달했다. 이번 대정읍 지역 2600톤과 향후 드러날 무단폐기량까지 더하면 적어도 3만 톤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만 톤이면 제주시 실내수영장을 20번 가량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러한 엄청난 양의 축산폐수가 제주 지하로 흘러 들어갔다. 제주 지하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도내 양돈농가에서 사용 중인 모든 지열공(716개)에 대한 오염도 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지열공을 설치한 양돈농가는 모두 78곳이었으며, 이곳에 모두 214공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실태 점검 결과 대부분 정상 사용되고 있었으며, 15개 농가의 16개 공이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가동 중인 지열 이용공에 대해선 폐쇄하거나 재가동 추진 조치가 내려진다.

   
▲ 대정읍 A양돈농가에서 PVC관을 이용해 지하수보전구역에 무단 배출해 해당 지역토양이 썩어가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사진=자치경찰단.

또한 축산폐수가 무단방류된 지역의 인근 중에 곶자왈 지역인 곳도 더러 있었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곶자왈 숨골에 가축분뇨가 배출됐는지도 조사했다. GIS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숨골은 총 360개이며, 이번 조사에선 2개소가 양돈장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확인 결과, 다행히 분뇨 투입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허나 숨골은 곶자왈 바위 틈 어느 곳에나 위치해 있을 수 있는 것이어서 GIS시스템에 등록된 있는 숨골이 전부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도 없어 수많은 숨골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제주자치도는 우선적으로 GIS에 등록돼 있는 곳에 양돈농가 위치를 표시해 지하수 조사 관측정을 설치해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김양보 환경보전국장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밀조사를 추진할 예정이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 시추, 굴착까지 해서 환경오염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며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내년 상반기 중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일 2846톤의 가축분뇨 배출량은 제주자치도가 지난 9월 13일 밝힌 가축분뇨 집중화 시설 확충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수치다. 당시 밝힌 100% 공공처리시설 계획은 1일 처리량이 2890톤에 불과해 현재 배출량을 겨우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