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픈카 살인사건, 항소심 '징역 4년'
제주 오픈카 살인사건, 항소심 '징역 4년'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2.09.2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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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10일 새벽, 제주시 귀덕리서 발생한 오픈카 사고
피해자 병원 치료 받다가 끝내 숨져···1심 재판부 살인 '무죄', 음주 운전 '집행유예'
검찰, 항소심서 '예비적 공소사실' 위험운전치사 혐의 승부수
항소심 재판부, 살인 '무죄'···위험운전치사 '징역 4년' 선고
2019년 11월10일 제주를 찾은 연인들이 탄 오픈카 사고가 일어난 지 약 2년이 흘렀지만 현장에는 아직도 당시 사고 장면을 표시해 둔 흔적이 명확히 남아있다.
2019년 11월10일 제주를 찾은 연인들이 탄 오픈카 사고가 일어난 지 약 3년이 흘렀지만 현장에는 아직도 당시 사고 장면을 표시해 둔 흔적이 명확히 남아있다.

사망에 대한 고의성 여부가 쟁점인 '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승부수로 던진 '예비적 공소사실'이 적중했다. 1심에서 살인 무죄, 음주운전 집유 판결이 항소심에서 실형으로 변경됐다.

28일 오전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경훈)는 피고인 김모(36. 남)씨에게 '살인' 혐의는 무죄를, '위험운전치사' 혐의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살인의 고의를 가진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가 들어야 한다"며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적용한 위험운전치사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피고고 음주운전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유족에서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원심 음주운전 집행유예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해 법정 구속한다"고 판시했다. 

'오픈카 살인사건'의 시작은 피고인 김씨와 숨진 전 연인 A씨가 2019년 11월9일 오후 제주여행을 오면서 시작됐다. 당시 둘은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머스탱 오픈카를 대여했다. 

두 명의 연인은 같은 날 밤 곽지해수욕장 노상에서 술을 마시고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모 숙소까지 음주운전을 하고 돌아갔다. 

해수욕장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약 2.1km로, 처음 운전대는 숨진 A씨가 잡았다가 도로에 정차한 상태에서 피고인으로 바꿨다. 사고는 차량이 숙소에 도착한 다음 촉발됐다. 11월10일 새벽, 숙소에 주차 후 A씨는 피고인에게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다. 

숙소를 빠져나온 오픈카 안에서 피고인은 "벨트 안 맸네"라는 말과 함께 속력을 높였다. 오픈카는 편도 2차선 도로를 과속 후 인도로 돌진, 연석과 돌담 및 세워진 경운기를 들이받았다. 

보조석에 탑승했던 피해자 A씨는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오픈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병원 치료를 받다가 2020년 8월 끝내 숨졌다. 당시 경찰이 조사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나왔다.

당초 사건을 수사한 제주경찰은 김씨에게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유족 측이 이의를 제기하며 검찰 단계에서 혐의가 '살인 등'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12월16일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 혐의는 징역 1년에 집유 2년을 선고하고, '살인'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 재판부와 당시 신고자 등에 따르면 오픈카는 편도 2차선 도로를 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 연석과 돌담을 차례로 들이받고 주차돼 있던 경운기와 충돌해서야 멈췄다. 빨간색 표시는 보조석에 탑승했다가 밖으로 튕겨나가 숨진 A씨가 쓰러져 있던 장소 ©Newsjeju
▲ 재판부와 당시 신고자 등에 따르면 오픈카는 편도 2차선 도로를 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 연석과 돌담을 차례로 들이받고 주차돼 있던 경운기와 충돌해서야 멈췄다. 빨간색 표시는 보조석에 탑승했다가 밖으로 튕겨나가 숨진 A씨가 쓰러져 있던 장소 ©Newsjeju

1심 재판부 판단에 검찰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유로 항소에 나섰다. 피고 측은 '양형부당'을 외치며 쌍방 항소로 사건은 2심 재판부로 넘어갔다.

검찰은 올해 5월11일 두 번째 항소심 공판에서 승부수로 '예비적 공소사실'인 '위험운전치사' 혐의도 추가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이란 검찰이 주된 공소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상황을 대비해 추가하는 공소 사실을 말한다. 

즉, 검찰이 '살인' 혐의로 기소한 사건을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두 번째 대안인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다시 한번 법원이 판단해 달라는 절차적 단계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결국 검찰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한편 선고 이후 '오픈카 살인사건' 피해자 모친은 "딸의 죽음으로 제가 살아갈 희망이 살아졌으나 버티고 있던 사유는 가해자의 죄를 받게 하기 위해서다"라며 "징역 4년 형량도 낮다고 생각되지만, 재판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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