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용의자 중 한 명인 중국인 에이전트, 구속영장 기각
경찰, 불구속 보강 수사 계획···추후 영장 재신청 검토
중국인 "내가 카지노 도박으로 딴 돈이다" 주장, 횡령 혐의 부인
주범 추정 말레이시아 국적 행방은 오리무중

랜딩카지노 메인 플로어. ⓒ뉴스제주
랜딩카지노 메인 플로어. ⓒ뉴스제주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금고에 보관 중인 현금 145억6000만원 분실 수사가 다시 답보 상태를 맞았다.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A씨(35. 남)는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처음부터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다.

7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법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된 A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유는 A씨의 돈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내용이다. 

카지노 모객 에이전트로 도내에서 활동한 A씨는 2020년 2월 중국으로 돌아가 자취를 감췄다가 2년 8개월만에 두바이에서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이달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같은 날 밤 경찰과 함께 제주국제공항으로 입도했다. 

A씨가 중국으로 돌아간 시기는 랜딩카지노 측에서 145억6천만원이 사라진 후다. 최초 랜딩카지노 측은 지난해 1월4일 VIP 금고실에 보관된 돈다발이 사라진 것을 인지하고, 이튿날 서귀포경찰서에 신고했다.

서귀포경찰서는 피해금이 제주지역 단일 금액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규모로, 사건을 제주경찰청으로 넘겼다. 

당시 랜딩은 사라진 돈뭉치가 카지노 자금이 아닌, 랜딩인터내셔널의 종속회사인 골든하우스 벤처스(Golden House Ventures Ltd) 소유 현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카지노 측은 지난해 1월에야 돈이 없어진 사안을 인지하고 알렸지만, 경찰은 수사를 통해서 실제로는 1년 전인 2020년 1월 돈뭉치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했다. 

상당한 금액에 대한 분실은 랜딩인터내셔널 홍콩공시에도 올라왔다. 

해당 공시는 제주에 있던 10,380만 홍콩달러가 분실됐고, 현재 기금 담당 직원과 연락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또 회사는 즉시 사건을 한국의 경찰에 신고했다고도 했다. 

▲ 랜딩인터내셔널 디벨럽먼트 측에서 올라온 공시 자료 중 일부 ©Newsjeju
▲ 랜딩인터내셔널 디벨럽먼트 측에서 올라온 공시 자료 중 일부 ©Newsjeju

제주경찰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연루자(피의자)로 6명(내국인 1명, 외국인 5명)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4명은 '업무상 횡령에 의한 방조' 혐의로 입건 조사가 이뤄졌고, A씨와 주범으로 지목된 B씨(56. 여)는 해외로 출국했다. 

B씨는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랜딩카지노 내 자금관리를 담당한 고위 임원이다. 2020년 12월 휴가를 낸 후부터 자취를 감췄다. 

2020년 1월 제주를 떠난 뒤 이달 2일 입도한 A씨는 경찰이 핵심 용의자로 추정했던 인물이다. 사유는 VIP 금고 외부 CCTV 영상 분석으로 A씨와 B씨가 2020년 1월 여러 차례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약 2년8개월 만에 자진 입국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라진 돈은 도박으로 딴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적용된 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해외로 나간 이유는 지금까지 개인 사정으로 체류했을 뿐으로, 수사 회피 목적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주장에 물음표를 갖고 있다. 카지노를 출입하면서 돈을 땄다고 할지라도, 금액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돈뭉치 수사는 다시 답보 상태에 놓였다. 

다만 경찰은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면서 보강수사를 통해 사안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을 통해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와 사안에 따라서는 A씨의 출국 정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문제는 주범으로 지목된 말레이시아 국적 B씨의 행방이다. 경찰은 B씨의 소재 파악에도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편 사라진 145억6000만원 행방 추적에 나선 제주경찰은 지난해 초 분실 금액 81억원 상당을 카지노 내 'VIP 고객 금고'라 칭하는 공간에서 찾아냈다. 또 다른 돈뭉치는 제주시내 등에서 잇따라 발견했다. 

경찰이 찾아 압수 조치한 금액은 134억원 상당으로, 도내 모 은행에 보관 중이다. 현재 1800만원 상당 쌓인 이자는 국고로 환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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