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부장관 "면담을 위한 면담, 의미 없다" 발언에
오영훈 지사 "사안의 중대성 회피, 일방적 진행 이해하기 어렵다" 비판

▲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오영훈 지사의 면담을 거부하자, 오 지사는 26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Newsjeju
▲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오영훈 지사의 면담을 거부하자, 오 지사는 26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전 제주도지사였던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를 의식해서인지 국토부는 2차관이 김희현 정무부지사에게만 면담을 요청했다. 

특히 원희룡 장관은 면담 요청을 두고 "면담을 위한 면담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표현한 것이 알려지면서 오영훈 지사가 "매우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오영훈 지사는 26일 오전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개최된 2024년 대비 부서별 신규 국비사업 보고회를 통해 제2공항과 관련한 발언을 쏟아냈다.

오 지사는 국토부가 아직도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소통하는 대통령, 일 잘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국정운영 기조에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오 지사는 "보완 용역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아직까지 국토부가 제주도에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유감을 표명해 왔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 장관과 면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지만 아직도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지역의 최대 갈등 사안을 두고 '면담을 위한 면담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사안의 중대성을 회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공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오 지사는 환경부가 국토부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당 지역의 의견을 듣지 않는 일방적인 진행 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오 지사는 "국토부 2차관이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지정해 면담을 요청하는 상황도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최소한 지사를 직접 예방해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제2공항이 제주에서 가장 큰 갈등 사안인만큼 철저하게 공개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앞으로 제주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0월 말로 정리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보완 용역에 따라 조만간 제2공항의 재추진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올해 안에는, 늦어도 오는 29일엔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희룡 장관이 면담을 거부하고 있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오 지사는 수차례 용역결과 공개를 요청했다면서 올해 중에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이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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