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전환평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 왜곡, 조작됐다"
'충돌가능성' 평가 조사 부실 - '충돌심각성' 평가 기준·결과 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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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회의가 27일 제2공항 전환평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시민단체가 제주 제2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왜곡·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7일 오전 11시 제주참여환경연대 카페 자람에서 제주 제2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이하 전환평)에서의 조류충돌 위험성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도민회의는 이날 조류충돌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왜곡, 조작됐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브리핑을 이어갔다. 조류충돌 위험성은 조류와 기체의 '충돌 가능성'과 '충돌 심각성'을 통해서 평가했다.

이들은 '충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가 2021년의 반려사유를 보완하지 못하고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전환평 반려 당시에 조류의 이동성 조사의 결과 타당성이 미흡하다고 지적됐는데 이후에 보완하기 위한 조사는 2022년 4~6월 3회에 그쳤다는 것이다.

도민회의는 "이 조사는 철새들이 가장 많은 겨울철을 제외했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고, GPS를 부착해 고도 등 이동성을 조사했다고 하지만 4종 10개체에 불과해 전시성 조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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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회의가 27일 제2공항 전환평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또한, 이들은 우점종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는데 "성산이 대표적인 겨울 철새도래지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엔 9월에만 조사됐고 2022년 4~6월 조사는 철새 조사로서 의미가 없다"며 "우점종이 겨울철새인 오리과에서 제비와 직박구리로 변해가는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환평에서 10년간 조류 센서스를 근거로 제2공항 계획지구 주변이 제주공항 주변에 비해 종수 및 개체수가 적은 것으로 기재한 것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전환평에 기재된 제2공항 계획지구의 개체수는 124종 2만 7906마리이고, 제주공항은 144종 5만 2504마리다.

이에 이들은 "이 결과는 대정-용담해안과, 오히려 제주공항과 더 가까운 화북-성산 해안을 모두 제주공항 주변으로 포함시킨 결과"라며 "조류충돌 위험과 관련해서는 공항부지 경계로부터 13km 이내 조류 분포를 비교해야하는데 해당 해안에서 제주공항 13km이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도민회의가 27일 제2공항 전환평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 도민회의가 27일 제2공항 전환평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브리핑서 도민회의는 '충돌 심각성' 평가에서 그 기준과 결과가 조작됐다는 입장도 펼쳤다. 

우선, 종별 충돌 심각도를 판정하는 기준을 바꿔버림으로써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결과를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에서 수행했던 '흑산공항 철새현황 및 영향 분석 연구' 용역과 새만금신공항 전환평에서는 개체 크기, 무리의 크기, 비행특성 등이 고려돼 심각도 평가의 구체적 기준과 근거가 게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제주 제2공항 전환평에서는 앞선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국내 15개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종별 총 충돌건수 중 피해가 발생한 비율을 적용해 계산했다"고 국토부의 전환평 평가 기준이 달라진 것을 언급했다.

도민회의는 "평가의 기준이 달라진 결과 지난 14년간 국내 공항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종들은 평가대상에서 제외하고 충돌위험성이 높은 종들이 평가대상에서 아예 빠져버렸다"며 "국내 공항에서 충돌 사례가 없다해서 충돌 심각성이 높은 종들을 평가서 제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2019년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항공기·조류 충돌현황'에 따르면 조류충돌 1400여 건 가운데 어떤 조류인지 확인된 것은 약 170건에 불과"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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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회의가 27일 제2공항 전환평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또, 도민회의는 국토부가 조류 종별 충돌의 심각성 평가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드러냈다. 흑산공항과 새만금신공항의 경우 충돌 심각성이 '매우 심각' 또는 '매우 높음'으로 나타난 종들이 제주 제2공항 전환평에서는 '매우 낮음'이나 '낮음'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갈매기류는 흑산공항 용역에서는 '매우 심각'으로 평가됐으나 제2공항 전환평에서는 '매우 낮음'으로 분류됐다. 그 외에 쇠오리, 새매, 황조롱이, 새호리기, 멧비둘기, 개통지빠귀 등도 반대로 분류 된 것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민회의는 브리핑서 "이처럼 이번 국토부가 제출한 전환평에서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왜곡됐으며, 조류 충돌 심각성은 조작됐다"며 "결국 이 모든것은 사기다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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