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주도민 의견 수렴은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할 때에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용역 보고서 공개시점, 환경부가 협의의견 통보한 후 30일 이내

제주 제2공항.
▲ 제주 제2공항 관련 이미지.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국토부는 그간 환경부에 제출할 때 제주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었으나 보란듯이 이를 어겼다. 일단 환경부에 제출하고 난 뒤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짓고 난 후에 도민의견을 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법'에 근거해 개발사업 등의 계획 수립 시 환경적 측면의 계획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제주 제2공항과 같은 공항 건설사업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해 환경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 2019년 9월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했었으나, 2021년 7월에 환경부로부터 반려됐다.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서는 환경부로부터 반려되기 이전에도 두 차례 보완서를 제출했었다. 

두 차례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비행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조류 및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조치와 숨골에 대한 보전 가능성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제2공항 건설이 부적합다하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사실상 제2공항은 건설은 물건너 간 상황이 됐었다.

▲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허나 국토부는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 다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구용역까지 수행해 보완가능성을 검토했고, 지난해 환경부가 제기한 반려 사유에 대해 '보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국토부는 세 번째로 보완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이날(5일) 다시 환경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향후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 통보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관계로 전부 공개가 어려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세부 자료'를 협의가 완료된 이후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수차례 공개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보완가능성 검토용역 결과보고서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공개하겠다고는 하지만 공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환경영향평가법' 제66조 제3항에선 환경부의 협의 내용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다. 허나 환경부의 협의내용 통보 결과가 언제 이뤄질 지 알 수 없는 상태여서 여전히 국토부가 꽁꽁 숨겨놓고 있는 정보들의 원문이 공개되는 시점은 요원한 상황이다.

그간 이를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5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법률에선 내부결정 종료 시까지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 국토교통부 전경. ©Newsjeju
▲ 국토교통부 전경. ©Newsjeju

한편, 제주도민 의견수렴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시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즉,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된 이후에야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환경부와 협의가 완료될 경우,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용이 반영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전면 공개하고 법령에 따라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겠다고도 밝혔다.

허나 이 때엔 이미 제2공항에 대한 건설 여부를 결정짓고 난 이후가 될 터여서 제주시민사회에서 만만치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시설법'에선 기본계획 수립 시 반드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 의견제시 요청을 받은 단체장(제주도지사)은 기본계획안을 14일 이상 주민이 열람하게 하고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

특히, 기본계획이 고시될 경우 이후에 진행될 환경영향평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가 환경부의 의견 수렴과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거쳐 협의 여부를 판단토록 규정된 만큼 사업 추진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공항의 안전 우려와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선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제주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순수 민간 공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제2공항의 비전을 담은 기본계획(안)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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