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모 고등학교 불법 촬영 사태 
피해 여교사 심리 불안 호소 중
도 교육청, 협약 맺은 심리센터 연결
빛 샤워와 태극권 권유에 상담 철회 

제주도교육청
제주도교육청

화장실 불법 촬영물이 발견된 학교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로 분류된 교사의 심리 치료 후속 대책이 물음표 행보다. 도 교육청은 '심리상담' 협력 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불법 촬영 피해자를 위한 전문성을 갖춘 곳은 없는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 교사는 제주도교육청이 연계한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가 실망했다. 센터 측에서 '태극권'과 '빛 치료'를 권유했다는 주장이다. 

6일 취재를 종합하면 A교사는 최근 도내 B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A교사는 올해 10월 18일 발생한 도내 모 남녀공학 고등학교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학교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 휴대전화는 갑티슈 안에 숨겨져 위장된 채 동영상 촬영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로, 체육관 여성 화장실에서 나왔다. 

피의자는 학교 3학년 학생이다. 현재 경찰은 수십 명의 피해자 규모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현재 불법 촬영 학생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결과는 오늘(6일)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이 사건 여파로 A교사는 병가를 내고, 수시로 병원을 찾는 등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 중이다. 사건 발생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 B심리상담센터에서 불법 촬영 피해 교사에 권유한 태극권 관련 내용 ©Newsjeju
▲ B심리상담센터에서 불법 촬영 피해 교사에 권유한 태극권 관련 내용 ©Newsjeju

오롯이 감내하던 A교사는 도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교육청과 연계된 협력 기관을 찾아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다. B심리상담센터는 도 교육청이 안내한 곳이다. 

B센터에서 A교사는 총 5회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다. 

A교사에 따르면 1~2회차 프로그램은 자신이 피해 사건인 불법 촬영 범죄와 트라우마에 대해 털어놓는 시간으로 할애됐다. 실망감은 3회차부터 발생했다. 

센터는 불법 촬영 피해 교사에게 '태극권'과 '빛 샤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A교사는 센터를 나온 뒤 도 교육청을 찾아 상담센터 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제주도교육청 측은 "우선 피해 교사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심리상담이 필요한 교사들을 위해 협력을 맺은 도내 업체는 총 7곳이다. B센터도 이 중 한 곳이다. 협력 기관으로 선정되면, 교사들이 심리상담을 받을 때마다 회차별로 교육청 예산이 지급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태극권을 권유했다는 A교사의 말을 듣고, 다른 상담센터로 옮기라는 안내는 했었다"면서 "상담은 고유의 영역이고, 상담 기관마다 접근 방법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소도 자격을 갖춘 기관이기에 프로그램이 옳다 혹은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내세웠다. 

다만 내년도 사업으로 상담센터 선정 시 참고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지금 협력 기관은 정신건강이나 심리상담만으로 구성됐는데, 피해 범위를 세분화해서 사업을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불법 촬영 피해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A교사는, 도 교육청이 주선한 상담 기관 방문을 중단했다. 현재 직접 YWCA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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