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사유에 대한 국토부의 보완내용 검토 결과 공개되지 않아
되려 국토부에 안전대책과 저감방안 강구 주문... 제대로 평가된 것인지 의문

제주 제2공항.
▲ 제주 제2공항 관련 이미지.

환경부가 6일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검토 결과를 '조건부 협의'로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중요한 알맹이가 없다.

환경부는 지난 2021년 7월 20일에 제주 제2공항 개발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보완내용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반려한 바 있다.

이 때 반려 사유는 ▲조류 및 서식지(철새도래지) 보호방안 ▲소음영향평가 ▲법종보호종 보호방안 ▲숨골보호 등 크게 4가지였다. 국토부는 1년간의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보완해 올해 1월 5일 환경부에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다시 요청했고, 환경부는 이를 받아들여 들여다보고 그 결과를 6일 통보했다.

환경부는 "한국환경연구원 등 전문 검토기관의 검토를 거친 결과, 상위 및 관련 계획과의 부합성이 인정되고, 반려 사유에 대한 보완이 평가서에 적정하게 반영되는 등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의 이러한 '적정하게 반영됐다'는 판단이 객관적으로 유효하다고 인정되려면 최소한 국토부가 이제껏 공개않고 있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공개돼야 하며, 4가지 반려 사유에 대한 보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알려져야 한다. 그 보완내용에 대해 환경부가 어떻게 판단했다는 게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하는데, 그게 없다.

환경부는 그저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이 상위 및 관련 행정계획(제5차 국토종합계획, 제3차 항공정책기본계획,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등)에 이미 반영돼 있어 계획의 적정성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봤다.

또한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한 데 대해선 그간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다양한 절치 및 연구(항공수요조사,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검토, 예비타당성 조사,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졌고, 2019년부터 3년 이상 걸쳐 보완과정을 통해 환경보전대책들이 마련됐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댔다.

허나 앞서 언급된 연구결과들에게서 환경보전 대책들이 마련됐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항공수요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뜨거우며, 무엇보다 철새도래지에 대한 대책은 아직도 뭐가 나온 게 일체 없다.

이미 국토부가 요약본으로 공개했던 내용을 첨부자료 1장에 담아 표 형태로 다시 요약하고, 조건부 협의 의견을 제시한 게 전부다. 조건부 협의의견 내용을 보면, 뭐 하나 구체적인 게 전혀 없으며 죄다 원론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다.

우선 국토부는 철새도래지에 대한 대책으로 대체서식지 조성을 제안했고, 환경부는 '조류 서식지 훼손과 개별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고만 할 뿐 더 이상의 내용이 없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계획지구 및 주변의 환경적 특성을 반영해 조류 충돌 위험관리 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항공기 소음영향을 재평가하라는 요구에도 국토부는 다양한 이착륙 방향을 설정해 검토했다고만 기술돼 있고, 환경부는 그저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의견수렴 계획을 환경영향평가 준비서에 반영토록 하라고만 주문했다. 국토부가 보완으로 제시한 내용이 어떻다는 판단 자체가 아예 없다.

법정 보호종과 숨골에 대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내용이 어떻다는 말은 않고 "법정보호종의 보호, 숨골 및 지하수 영향, 항공소음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의 규모, 토지이용계획, 활주로 위치 등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최적 대안을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하라"며 "숨골 훼손으로 인한 지하수 함양량 감소에 대한 저감방안과 계획지구 내 우수 숨골에 대한 구체적 지점별 보전방안을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러한 문제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자체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에 따른 결과다. 이러다보니 환경부가 이를 어떻게 평가했다는 것도 역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구체적인 근거 제시도 없이 단순히 '적정하게 반영됐고, 입지타당성도 인정됐다'고만 하니, 두 부서의 '짬짬이'에 제주도민만 분통터지는 형국이다.

한편,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약 545만 7000㎡ 면적의 부지에 조성된다. 3.2km짜리 활주로 1개가 들어서며, 약 6조 6674억 원의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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