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평균 목표는 달성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 상태
제주도 내 17곳 공공기관들 중 9곳의 여성 임원 채용비율이 평균 이하인 것으로 드러나 여전히 '유리천장'이 높음을 나타냈다.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을 대상으로 하는 마지막 도정질문이 11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 강성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이 여성의 성평등 문제를 들춰냈다.
강성의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도 내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은 올해 7월 기준 28.9%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17곳 중 9곳은 평균 미달로 나타났다. 특히, 비율이 20% 이하인 기관도 5곳에 이르렀고, 10% 이하인 곳도 한 곳 있었다. 평균의 함정인 것이다.
이에 강성의 의원이 "도정에서 관리감독을 할 때 평가 지표로 이 부분에 대해 더 강한 가감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답변에 나선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5급 이상 관리자 비율로 보면 제주가 38%여서 전국 도 단위 지자체 중엔 1위"라며 "다만, 기술직 분야가 많은 곳엔 남직원들이 많아 이러한 노력이 다른 공공기관에 더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물론 그런 제약이 있긴 하나, 이 지표는 임원에 따른 것이어서 이사직 비율을 말하는 것"이라며 "좀 더 전문적인 여성 인력을 개발해 인력 풀을 활용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이어 강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생활 균형 지수를 보면, 제주가 49.1점으로 50점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다른 타 시도에선 가족친화지원센터를 더 확대해 일·생활 균형 지원센터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면서 "좀 더 검토해 보완해달라"고 주문했다.
오 지사는 "제주가 맞벌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해서 일과 생활이 양립될 수 있는 균형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하면서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충분한 능력을 갖췄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유리천장'이 높다고 표현된다. 미국의 경제 전문 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1970년대부터 사용해 온 용어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유리천장지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8~19위 정도다. 18위가 체코, 19위가 영국인데, 한국은 전체 OECD 29개국 중 29위 꼴찌다. 지난 2016년에 기록됐던 29위가 거의 10년째 유지되고 있는 상태로, 한국의 유리천장 실태는 실로 끔찍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제주에선 UN이 정한 SDGs(지속가능개발 목표) 계획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삼아 도정을 운영하는 데 지표로 삼고 있다. 17개의 목표를 상정해뒀으며, 이 가운데 성평등 이슈는 5번째로 두고 있다. 이에 오영훈 지사를 비롯한 실·국장들이 이날 SDGs 뱃지를 가슴에 달고 도정질문 답변에 나섰다.
